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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본드 1조원’ 카드 꺼낸 금융위…또다른 세금폭탄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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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6. 05.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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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코코본드
정부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 중 하나로 고려 중인 산업은행의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 카드가 국민 세금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해 산은이 코코본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그로 인한 손실은 채권을 인수한 한국은행이 안게 돼 결국 재정(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업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의 일환으로 산은이 코코본드를 1조원 이상의 규모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발행 규모가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산은의 경우 한은의 직접 출자나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인수를 위해서는 한은법이나 산은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이런 과정 없이 비교적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는 코코본드 발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9일 있었던 간담회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필요하다면 산은의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위 입장에서 코코본드는 발행 기관의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면 투자 원금이 상각되거나(상각형) 보통주로 전환되는 채권으로 국제 규정상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다. 여기에 산은에 대한 직접 출자나 산금채 인수와 같이 한은·산은법 개정을 위한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도 구미를 당길 만한 요인이다.

금융위 측도 “산은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한은이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법은 현행 법률상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인수 방법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정부의 강도 높은 기업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법정관리, 매각, 청산 등 부실기업이 정리돼 국책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코코본드 발행금액이 또다른 골칫거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 발행기관 상황 악화에 따른 손실이 인수기관인 한은에 전가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코본드를 발행한 산은의 재정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를 인수한 무자본 기관인 한은에게도 자산이 마이너스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한은은 자본충실화를 위해 재정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결국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손실이 국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셈”이라며 “이는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 만큼 한은으로서는 산은 발행 코코본드 인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가 될 것”이라며 덧붙였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도 “한은·산은법 개정이 어려운 여소야대 상황에서 산은의 코코본드는 금융위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편법에 불과하다”며 “(상황에 따라)상각되거나 자본으로 전환되는 조건이 있지만, 한은이 코코본드를 인수해 손실이 발생하면 결국 재정 투입으로 해결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기업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게 원칙”이라며 “거시경제 전반 상황을 고려해 돈을 풀어야 하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특정 업종이나 기업의 구조조정에 활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금융위는 4일 기획재정부, 한은, 산은, 수출입은행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자본확충 규모와 방식 등을 논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이 1조원 이상 규모로 코코본드를 발행하겠다는 것은 이미 올해 초 발표한 금융위 업무계획에 포함된 사항”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에 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위원장이 이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코코본드 발행이 필요하다는 차원에 나온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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