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부문 중 성과주의 도입 압박을 가장 강하게 받는 곳은 금융권으로, 특히 그간 금융당국으로부터 호봉제 중심의 보신주의 문화를 지적받아온 시중은행이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개최를 통해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관리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공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준정부기관은 연말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하지 않으면 내년도 총인건비가 동결된다.
또한 성과연봉제 이행 여부를 기관장 평가에 반영하고, 각 기관별로 주어진 기간 내에 도입을 완료하지 못하면 내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감액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채찍을 들고 나오면서 산하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지부진한 부처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9개 공기업 및 공공기관 중 예금보험공사와 캠코 등 2곳만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한 금융위원회가 대표적이다.
금융위는 정부의 미이행기관 관리 방안이 발표된 후 하룻만인 10일 임종룡 위원장과 9개 공공기관장간의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위한 별도의 방안을 마련해 시행키로 결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 위원장은 강한 어조로 성과주의 도입을 주문했다. 그는 “금융공공기관은 대표적인 고임금 구조인 만큼 성과중심 문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성과연봉제 도입 지연 기관에는 그 정도에 따라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등 보수, 예산, 정원 등에 대한 불이익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임 위원장은 “시중은행과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민간 금융회사에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는 말로 시중은행에도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단순히 국책은행 등 금융공기업에만 머물지 않고 시중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에도 성과주의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은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판관비용은 오르는 불안정한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날 임 위원장 발언은 시중은행 역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개혁 차원에서 성과주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감독권을 가진 금융공기업과는 달리 시중은행은 주주 동의와 노사합의가 필요한 만큼 성과주의 도입을 직접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높은 임금 수준과 낮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 위기의식을 갖고 시중은행 스스로 성과주의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