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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한 농협중앙회 관계자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넋두리입니다. 정부가 농협에 대해 이중잣대를 갖고 필요에 따라 민간기업 범주에 넣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공공성을 띤 준 공기업 및 공공기관 취급을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지난 9일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현행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하림·KCC 등 28개 민간기업을 대기업집단 명단에서 제외시킨 바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2개 공기업집단도 지정기준 상향 조정과는 별도로 대기업집단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공기업 경영정보 통합공시시스템인 알리오·클린아이 등을 통한 정부통제 강화로 공정거래법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굳이 대기업집단 범주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그간 정부로부터 준 공기업 취급을 받던 농협의 대기업집단 지위는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4월말 현재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50조1040억원의 자산총액 규모를 갖춘 재계 13위 대기업입니다.
농협중앙회는 농업 발전과 농민의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정부 주도로 설립된 협동조합입니다.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도 ‘농협법’이라는 별도의 법적 근거에 의해 이뤄집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2012년 신경분리 이전 농협중앙회의 은행·보험(공제) 사업은 민간 금융회사와는 달리 은행법·보험업법이 아닌 농협법의 적용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띤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당부하며 정부나 관련 당국이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동참해줄 것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최근 법정관리가 결정된 STX조선해양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서 몇몇 시중은행이 발빠르게 손 털고 나온 것과는 달리 울며겨자 먹 기식으로 채권단에 남았던 농협은행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은행 분류표에도 농협은행은 산업·수출입은행과 함께 특수은행 범주에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밝힌 농협의 대기업집단 지위 유지 근거는 “농협은 공기업집단과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민간기업과 경쟁하며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농협은 정부 편의에 따라 코에 걸 수도 귀에 걸 수도 있는, 카드판에서의 ‘조커’ 같은 존재인 셈입니다.
현재 농협 사업구조 개편 마무리 등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일부개정안이 이달 29일까지 입법예고 중입니다. 세부 내용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이 조합원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개선방향을 이번 개정안에 반영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협을 바라보는 정부의 이중잣대부터 명쾌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