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영업 지점장 중 일부가 임기 내 이뤄졌던 불량 기업여신에 대해 책임을 후임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왔다. 특히 불량 여신 업무에 관여한 실무 직원에 대한 인사 조치도 형식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선 지점에서 실적 압박에 따른 묻지마식 영업으로 인한 부작용과 함께 부실 여신 회수시 발생하는 인사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임기 이후로 폭탄을 돌리는 관행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불량 여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 포함된 핵심성과지표(KPI)방침을 은행권에 전달했다.
기존 은행 영업점에서는 부실 여신을 회수할 경우 KPI에 불이익이 갈 것을 염려해 본점에 숨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에 지점장급에서는 ‘나만 아니면 된다’식으로 대출을 내주고, 해당 지점에 새로 발령받은 다른 지점장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부실 기업이 났을 경우, 해당 기업에 지원해준 전 지점장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주문한 것이다. 은행에서 이뤄져왔던 ‘대출의 관대화’경향을 뜯어고치고 부실 대출 원인과 그 시기를 철저하게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분기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중심으로 KPI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부실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평가지표 개선안을 논의해왔다.
금감원은 또 올 하반기중 은행권이 구조조정 관련한 평가 체계를 도입했는지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에게 강제로 권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부실 대출의 책임과 원인을 따져보는지에 대해 점검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관련한 은행 KPI는 부실 기업 정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지표’”라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에 전달한 금융당국의 지침이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올 하반기 전 은행권에 도입될 지는 미지수다. 실제 은행마다 이미 부실 기업에 대한 연체율 항목이 있는 곳도 있는 반면, 하반기 KPI변동 사항이 없는 곳도 있다. 특히 은행들은 이미 부실 대출에 대한 자체 제재가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관련한 평가 체계를 새롭게 만들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 때는 큰 기업 대출을 해서 은행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던 지점장들을 이제는 벌하겠다는 평가 체계는 사실 도입하기 힘들다”며 “이미 부실 대출과 관련한 직원 제재는 업무 부주의 등으로 은행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과 관련한 책임 묻기식 평가가 된다면 여신 업무를 하려는 직원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