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지난 21일 배포한 세월호 선체정리 작업에 특조위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 때문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가 인양돼 육상에 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이후 3개월(9~11월)간 현장수습은 해수부와 유관기관이, 선체조사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과 특조위가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신경전의 원인은 세월호 선체 인양 이후 선체정리 작업 과정에서 특조위가 실질적인 선체조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마치 선심을 쓰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게 특조위 비위를 건드렸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 자료에서 논란을 일으킨 부분은 특조위 활동기간 종료에 대해 언급한 부분입니다. 세월호특별법 상 특조위의 활동기간이 이달 말이면 종료돼 내달부터는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들이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이로 인한 업무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선체조사에 필요한 인력을 배정하겠다는 겁니다.
사실 특조위 활동기간은 해수부와 특조위가 지난해 위원회 구성 단계서부터 서로간에 이견이 있었던 부분입니다. 활동기간 개시 시기에 대해 해수부와 특조위가 서로 다른 유권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원인 등의 진상규명을 목적으로 하는 특조위 설립의 법적근거는 세월호특별법입니다. 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특조위의 활동기간은 ‘위원회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 이내’이고, 위원회 의결로 한 차례만 ‘6개월 이내’에서 연장 가능합니다. 그리고 최장 1년 6개월의 조사활동이 끝난 후에는 역시 위원회 의결로 3개월 동안의 종합보고서 및 백서 작성·발간 기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해수부는 특조위 활동기간 개시일을 세월호특별법 시행일인 2015년 1월 1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활동기간은 한 차례 연장한 것을 포함하면 이달 30일에 종료되는 게 맞습니다.
반면 특조위 측은 이보다 두 달여 뒤인 3월 9일을 활동기간 개시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에 명시된 대로 위원회가 실제로 구성된 날짜부터 기산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주장대로라면 특조일 활동기간 종료일은 이달 말이 아닌 8월 8일이 됩니다.
위원회 구성일이 활동기간 기산점이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는 법 조항을 두고 왜 이렇게 해석이 다른 걸까요? 해수부는 해당 법 조항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위원 임기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 같은 법 부칙 3조를 들어 법 시행일을 활동기간 기산점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칙이 특조위 위원 임기를 1월 1일부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위원회는 구성돼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해수부의 선심성 배려(?)가 세월호 선체 인양 예정시기인 오는 8월이면 이미 유명무실화된 특조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활동기간이 만료돼 진상규명 조사를 해야 할 특조위 위원들의 임무는 끝나고 종합보고서나 백서를 작성·발간하는 업무만 남기 때문입니다.
해수부는 이달 말로 활동기간이 종료되므로 7월부터는 종합보고서 작성과 선체조사에 필요한 인력을 감안해 현재 92명의 인원을 72명으로 줄이겠다고 특조위에 통보했습니다. 이들은 5명의 정무직과 50명의 별정직, 일부 복귀하지 않은 파견직 17명 등 공무원입니다.
그나마도 9월이 지나면 법정 임기가 끝나는 특조위 위원은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을 뺀 잔존사무 처리 업무를 맡게 될 나머지 일부 사무처 직원만 남게 됩니다. 결국 정부가 세월호 인양 후 보장해주겠다고 한 3개월 동안의 선체조사를 정부 자신이 하게 된다는 겁니다.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