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올 하반기 10조원 규모로 조성키로 한 추경 예산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등 당초 취지와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추경은 기업구조조정,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기하방이나 대규모 실업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편성되는 것인 만큼 (지역)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대책 마련에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추경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경기충격에 대해 완충역할을 하기 위해 편성되는 것”이라며 “이런 취지에 맞지 않게 추경 예산을 배정받기 위해 전략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모자라는 예산을 추경으로 보충하려는 요구가 종종 있었다”면서 “특정 분야에서 꼭 처리해야 할 지출 항목이 있다면 이는 본예산에서 처리하거나 국회와 협의해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도 “정부가 추경을 통해 내놓기로 한 10조원의 재원은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실업대책 마련에 활용하기에도 충분치 않다”는 말로 추경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오 교수는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으로 6만명 정도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만약 제대로 된 일자리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노동계의 협조를 얻지 못하게 되면 성공적인 구조조정 작업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에 또다른 위기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재정투자지출을 재정승수가 높은 부문을 중심으로 집행해야 한다”며 “당장 눈에 띄는 반짝효과를 노린 이전지출보다는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경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 편성 목적과는 전혀 다른 누리과정 예산 요구 목소리가 잇따라 나온 것과 관련해 정부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 스스로가 추경을 추경답게 쓸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예측치 못한 변수도 있었지만 2013년 현 정부 출범 이후 한 해를 제외하고 거의 매년 추경이 편성된다는 것은 그만큼 세수 예측을 잘못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같은 추경 편성 연례화는 추경 자체의 목적과 본질을 정부 스스로가 훼손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