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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이 올 상반기 총 824건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212건에 그쳤다. 중국이 철강·조선·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데 따른 결과다. 이는 정부가 국내 산업계에 더 적극적인 재편을 요구하며 기활법을 추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4개 정부 부처는 오는 13일 기활법 시행에 맞춰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막바지 조율이 한창이다. 대상 업종의 기업은 인수합병에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 길고 복잡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업계는 조선·기계·건설·화학·해운 등 82개 중 약 30개 업종이 과잉공급업종으로 선정돼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례 없는 불황을 맞은 조선업의 경우 기활법을 통해 대형 조선사들의 사업부 분할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본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만 분할, 상장 또는 매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비조선·비해양 부문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다만 조선업계는 이미 상당 수준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 대규모 M&A를 기대하긴 어렵다. 현재 구조조정 방향도 매각·감축 등 털어내기가 골자다. 타 회사를 인수해 낼 수 있는 시너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군살빼기에 집중해 업황이 살아날 때까지 견뎌낸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으로 분류되는 철강업계는 기활법을 통한 중소 철강사 재편이 점쳐진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사를 제외할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한두개의 철강제품만을 다루고 있어 수입산에 대응하면서도 수익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품별 산업 집중도를 재편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정부가 기활법을 활용한 첫번째 구조조정 대상이 철강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고 중국의 고강도 철강산업 재편을 지켜보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에 생산량 감축 조치를 강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산업계는 기활법이 직접적인 지원을 못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를 유연화시키는 한편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 움직임을 부추기는 트리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막상 기활법을 활용해 인수합병을 벌이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기활법 방향을 지켜보며 합병을 미뤄 왔거나 정부의 호의적인 흐름을 감안해 이번 기회에 재편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공정위 등 주요 정부부처가 범정부 차원에서 기활법을 지지하는 만큼, 그동안 M&A 과정에서 시장 독과점 상태가 예상될 경우 시정조치를 부과하거나 심사에 장기간이 걸렸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시장의 범위를 국내로만 한정 짓지 않고 시장개방으로 인한 경쟁압력·해외 경쟁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활법의 취지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과거 현대·기아차 사례처럼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인한 경쟁 제한성 문제가 있더라도 합병에 따른 해외진출 등에 대한 효율성 증대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결합이 가능하다.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추진했던 양사 합병 건도 양사 주총 특별결의에서 통과됐음에도 반대주주들이 과도한 물량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결국 합병이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기활법은 합병시 반대주주에겐 더 엄격하고 회사엔 더 완화된 잣대를 제시해 재편을 돕는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M&A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과잉공급·과잉설비·좀비기업에 대한 문제는 중국만의 것이 아닌 한국도 동시에 직면하고 있는 사항”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M&A 파급효과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성장동력의 방향에 따른 적합한 인수대상을 찾고, 인수를 시도하는 적극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