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각 회사별 사업보고서 및 증권가 전망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현대중공업·포스코 등 중후장대 1위 기업들의 올해 매출액은 2014년 대비 평균 28.6% 급감할 전망이다. 하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던 영업실적은 조단위 흑자로 돌아섰다.
2년새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의 연매출은 65조8607억원에서 39.7% 감소한 39조6969억원으로, 조선 1위 현대중공업은 52조5824억원에서 26.3% 줄어든 38조7293억원, 철강 1등 포스코는 65조984억원에서 20% 줄어든 52조54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828억원 적자에서 3조288억원, 현대중공업은 3조2495억원 손실에서 1조6151억원 흑자로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포스코는 매출액 급감에도 불구하고 2014년과 비슷한 3조1611억원 영업익이 예상된다.
이같은 실적 변화는 같은기간 큰 폭으로 하락한 국제유가 영향이 컸다. 2014년 상반기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불과 수개월만에 50달러선으로 반토막 났고, 2년도 채 안된 올해 초 22달러 선까지 바닥을 쳤다. 최근 OPEC 감산합의에 50달러선 회복에 성공했지만, 예전과 같은 100달러 수준의 고유가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석유·화학은 원료값과 제품가 동반하락에 매출액이 급감했고 조선·철강은 각각 저유가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조선업종의 경우 메이저 오일사들의 해양플랜트 계약이 취소 되거나 지연 요청으로 유동성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고 발주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사상 최악의 2년을 보냈다.
그럼에도 중후장대 영업이익이 일제히 개선된 이유는 원료비 절감과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에 비결이 있다. 정유사업은 늘어난 정제마진 수혜를 최대한 누리고 있고, 화학사업은 중국의 추격을 의식해 범용화학제품을 버리고 고부가가치 고급기술로 포트폴리오를 바꿔 나가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는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던 2014년, 큰 폭의 손실을 경험한 후 몸집을 줄이고 출혈 입찰을 자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양플랜트 비중을 확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매달렸다. 철강업계도 중국의 저가 철강 수출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슬림화 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자동차강판에 집중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만 불시에 찾아온 초저유가가 체질 개선을 가속화 시켰다”며 “기업들한텐 뼈 아픈 구조조정이지만 ‘냄비 속 개구리’ 신세는 면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군살 빼기’ 다음의 ‘생존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영에 어려움이 오면 낭비라 판단되는 사업을 다 제거해 재무구조는 좋아질 수 있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일 수 있다”며 “현재 우리 산업은 매출은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올라가는 구조개편 중 소위 ‘리셋(reset)’ 단계에 접어 들었는데, 일시적으로 축소조정했다가 다시 성장기에는 도약하는 ‘리인벤팅(reinventing)과 서바이벌 플랜전략이 없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