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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중국의 사드 보복은 정부가 손을 놓는 사이 현실이 됐다. 무역정책의 틀을 바꿀 트럼프 행정부 출범도 곧 다가오지만 대처는커녕 예측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재앙수준의 AI가 창궐하고 계란 사재기까지 나오는데 정부는 보이지 않는다. 이쯤이면 사실상 행정 마비상태다. 상인들은 문 열기 겁나고, 농가는 AI 공포에 밤잠을 못 이룬다. 기업은 내년 사업계획서 작성이 막막하기만 하다.
행정부 마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치권의 강압적인 훈수다. 소는 키우는 사람이 가장 잘 알고 그 책임을 진다. 기업활동은 목가적 풍경도 아니고 폼나는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과 대내외 악재 속에서 기업의 존폐와 임직원들의 생계를 건 처절한 생존전쟁이다. 이를 멀찌감치서 보면서 훈수를 넘어 막무가내로 간섭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기업의 자율성은 시장경제의 원칙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자율성의 침해이고 그 결과는 국가권력을 빙자한 비선실세의 기업강탈이다. 그 책임을 규명해야 할 청문회에서도 최순실 게이트를 빚은 잘못된 구조는 반복됐다.
한 청문위원은 전경련의 특정활동을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인들에게 탈퇴여부를 강제적으로 거수하게 만들었다. 준조세를 없애야 한다면서도 지역구내 기업의 지역공헌을 강조하는 청문위원도 있었다. 아무리 좋은 취지도 그 수단이 강제적이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미르·K스포츠 재단도 취지만 보면 좋지 않았던가?
정치권이 삼성에 미래전략실 해체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근거가 없는 강요다. 정치권이 예정된 면세점 허가 절차 이행을 막고 선정결과에 대해 미리 경고하는 것은 헌법상 경제활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이 모든 것들은 국회가 통과시킨 탄핵안에서 강하게 비판하던 행위들이다. 결국 정치권의 강요와 의혹에 어느 그룹은 컨트롤타워를 해체해야 하고 어느 그룹은 수십 년 운영하던 면세점 허가를 받지 못했다.
재벌에 비판적이던 시민단체도 그룹을 해체하지 않는 한 컨트롤타워 없이 거대 기업집단의 경영을 총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기업 시스템상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것이 상식이다. 삼성의 미래전략실이 없어지더라도 권력의 농단이 계속된다면 또 다른 조직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면세점 사업권 허가를 받아도, 떨어져도 뇌물 때문이라는 정치권의 희한한 주장도 끼워 맞추기에 불과해 보인다.
옆에서 뿔을 고치겠다며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만큼 무책임한 일이 없다. 훈수는 누구나 둘 수 있다. 그러나 소 키우는 방식이 맘에 안 든다고 권한도 없이 개입해 축사를 불태우고 여물을 뺏으면 안 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누군가 소는 책임지고 키워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산다. 평일에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주말에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는 거대한 촛불의 뜻도 바로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