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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의 이유 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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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희 기자

승인 : 2017. 01. 06. 05:00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사진=메가박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가 할리우드와 국내 대작들 사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115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탄탄한 각본과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빚어낸 결과로, '미씽'은 워킹맘 지선(엄지원)과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을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은 감성 스릴러로 주목받았다.

영화 속 공효진은 더이상 공블리(공효진과 러블리(Lovely)가 아니었다. 미스터리한 사연을 품은 중국인 보모 한매 역을 맡은 그는 처연함부터 공포를 자아내는 모습까지 한 캐릭터안에 모두 담아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그간 수 많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얻은 공블리라는 수식어와 배우로서의 도전 모두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미씽: 사라진 여자' 속 한매는 배우로서 연기할 게 많은 역할이었어요. 제가 해보지 않은 역할이기도 했고, 그 여자의 이야기가 마음을 후벼 파서 숨을 불어넣어주고 싶었죠. 제가 대본을 읽고 나서 그녀가 생각이 나서, 사람들도 영화를 보고 나면 자꾸 뭔가 떠오르게 여운이 긴 영화로 만들어 질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공효진이 맡은 한매라는 역할은 100% 순수 중국인이다. 어눌한 한국말과 중국말도 해야 해 하고 마치 한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이라는 느낌을 줬어야 했기에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중국 배우가 맡아야 할 배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시나리오를 읽고 며칠 동안 계속 한매가 떠오르더라고요. 제 속에서 '캐릭터가 좋아도 무모한 도전이니 하지말자'라는 생각과 '이 역할은 꼭 네가 해야 돼. 네가 캐릭터를 살려줘'라는 생각이 부딪히다가 제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어 대사를 소화하기로 결정했죠. 중국인 설정 때문에 중국인이 하기엔 아까운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으로 온 중국인 역할을 위해 어눌한 한국어는 현장에 있던 중국어 선생님을 모티브로 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냈다.

"여자분 이었고, 시나리오를 공부하는 사람이라서 영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죠. 근데 배우는 아니었고 한국어가 좀 한매 같았어요. 진짜 중국 사람들은 '돈'을 '둔'이라고 한다던가 한국어 발음이 서툴죠. 그 선생님이 내뱉는 한국말을 구사했더니 한매가 됐어요."

공효진은 한매 역을 위해 긴 머리를 붙이고 촌스러운 의상과 주근깨를 그리고 화장도 하지 않았다.

"여름이라서 가발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 테스트를 거쳐서 가발을 썼더니 괜찮았어요. 걱정은 많이 했죠. 3개월 동안 속눈썹 연장도 했는데 연장하고 유지하는 것도 정말 어렵더라고요. 점 찍는 것도요. 사진 찍어놓은 걸 보고 찍다보니 크기도 달라요. 분장 팀이 나중에는 외워서 찍어줬어요. 그렇게 변장을 하니 훨씬 중국사람 같아 보였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이처럼 평범한 역할을 거부하는 그이지만 공블리라는 수식어는 버릴 수 없다고도 했다.
 
"(공블리 수식어는) 절대 떼버리고 싶지 않아요. 지겹다는 건 자만하는 척 하는 거죠. 너무 좋아요. 그런 수식어가 어디 있겠어요. 사실 블리계의 원조고, 자꾸 마블리하는데 제가 경계했던 건 추블리예요(웃음). 전 정말 감사한데 보는 사람들이 지겹다고 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만 좀 이럴 것 같아서 걱정이긴 해요. 칭찬인데 얼마나 좋겠어요.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작품이 안 들어오진 않으니까요. 영화를 통해서 다른 것도 가능하다고 보여주는 게 있어요. '고령화 가족' '행복' 'M'에서의 모습들도 다른 역할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홍보 전략이었고요."

공효진은 드라마 '질투의 화신' '프로듀사' '괜찮아, 사랑이야' '주군의 태양'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명실상부한 로코퀸의 자리를 굳혀왔다. 18년차에 접어든 그는 이제 관객들의 신뢰도 얻는 배우도 되고 싶다고 했다.

"저는 직감이 좋아요. 사람들이 저에게 뭘 지겨워하는지, 또 뭘 원하는 지 잘 알고 있죠. 좋은 영화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이 영화가 잘 됐으면 해요. 이제는 상업영화의 냄새도 풍기고 싶어요. 송강호 선배님처럼 '그 사람이 나오면 봐야한다'는 것, 영화에서 전투적으로 그걸 쌓을 예정이에요. 이제 고개를 영화 쪽으로 돌려서, 영화에 집중할 나이가 된 것 같아요."
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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