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정치권과 경제계가 상법개정안을 놓고 연일 치열한 찬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상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정경유착이었고 이를 끊어내기 위해 법안 통과를 더 미룰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경제단체들은 개정안 반대 의견서를 국회에 연일 제출하는 한편 토론회를 열어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데 안간힘이다.
먼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오는 15일 전경련회관서 ‘상법개정안, 원로들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한 긴급 좌담회를 개최해 개정안 반대 주장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K스포츠·미르재단 사태 이후 쇄신안 마련에 골몰하며 활동을 최소화 하고 있지만 한경연을 통해 상법개정안 대응에 본격 나선 셈이다.
한경연은 최근 상법개정안 5가지 쟁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검토의견을 냈고 조만간 ‘감사위원 분리선출·집중투표제 도입시 이사회 구성 시뮬레이션’ 보고서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도 경제계를 대표해 상법개정안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며 “이대로 입법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힘든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를 내세우며 경제 위기론을 강조하는 데 경제단체들이 의기투합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역시 ‘상법 개정안이 국제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 제출했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추천권부여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5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대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가 골자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해외 투기펀드들의 공격에 노출돼 경영권을 위협받게 될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입장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재계 반발에 대해 ‘대주주 오너에 불리한 법안 통과를 막으려 한다’는 인식이다. 오너들이 경영권 세습을 벌이는 꼼수가 차단될 수 있어 총력 저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재계에선 경영 자율성을 강조하며 ‘기업 옥죄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벌들의 황제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상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외국 투기자본의 이사회 장악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 돼 외국 자본이 기업 경영권이 아니라 배당 확대 등 이익 극대화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아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어려워 질 것이란 시각이다. 특히 이번 상법 개정안 이후에도 대기업을 압박하는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신석훈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전세계적으로 자국 보호기업에 애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오히려 외국계기업들이 더 쉽게 경영권을 침범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있다”며 “외국계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면 주가를 높이기 위해 단기적인 사업 밖에 할 수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또 “단기적 성과 위주의 경영은 당장은 주가가 올라갈 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장동력은 없어지고 투자도 줄고 일자리도 없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면서“더 큰 부담은 앞으로 정치계에서 불어 올 경제민주화 바람에 유사한 법안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