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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 삼성도 백기 들었다…美 생산기지 건설 준비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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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승인 : 2017. 03. 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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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멕시코 오븐레인지 생산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공장 설립을 기대한다는 뉘앙스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지 약 한달 만이다. 트럼프 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장(NAFTA) 재협상을 통해 무관세 혜택을 없애겠다고 압박하자 현지 공장 설립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공장 설립 후보지를 놓고 최종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TV·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테네시주에 가전공장을 짓기로 한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투자를 늘리기로 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미국 내 일자리 확대 정책에 동참하게 됐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플렉스워시’ 세탁기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연구하면서 생산거점을 융통성 있게 움직이는 것이 제조업의 전략”이라며 “중장기 거점 전략에 따라 미국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 설립 후보지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생산 품목·투자 규모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오븐레인지를 시작으로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가전제품 공장을 미국에 신설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규 건설보다 기존 시설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기 위해 5개주(州)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5개주는 앨라배마·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사우스캐롤라이나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초기 투자금은 3억달러(3458억원)로 예측된다. 이 같은 계획이 성사되면 멕시코에 있는 오븐레인지 공장 일부가 미국으로 이전되고 5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주 지역은 삼성전자의 최대 매출처다. 삼성전자의 미주 지역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31조6032억원을 달성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매출이 21조1853억원으로 2위, 중국이 22조7667억원으로 3위, 유럽이 12조4159억원으로 4위, 한국이 10조6647억원으로 5위였다. 삼성전자의 TV 생산 실적은 3273만3000대(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로 한국(수원)·중국·멕시코·브라질·헝가리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멕시코 공장은 그동안 북미지역에 판매한 가전제품의 주요 생산 거점이었다. 삼성전자는 1988년에 멕시코 티후아나에 사멕스(SAMEX) 법인을 설립하고 TV·휴대폰 등을 생산해왔다. 2003년에는 멕시코 케레타로에 냉장고와 에어컨 생산공장을 완공하며, 멕시코 내수 시장을 비롯한 북미와 중남미 지역의 판매 거점으로 삼아왔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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