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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맏형들의 이유 있는 R&D 투자 ‘붐’… ‘퍼스트 무버’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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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7. 04.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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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정유·화학·철강·중공업) 대표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금액을 대폭 늘리며 신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공급과잉 및 경기 민감업종으로 지목된 각 산업군이 장기 불확실성·경기침체에 대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현대중공업의 올해 R&D 예산 합계는 지난해 총 9834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약 72.8% 늘었다. 포스코와 SK이노베이션도 구체적인 R&D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예년보다 공격적인 예산을 편성해 기술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석화업계 1위 LG화학은 지난해 78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으로 R&D 비용을 28% 늘려 전기차배터리·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에 돌입한다. 조선업종 대표기업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까지 기술개발에 총 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연평균 7000억원으로 따지면 지난해 2034억원에서 244%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 선박을 개발해 새로운 시작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대비 투자액을 2014년 0.20%에서 지난해 0.37%로 꾸준히 높여왔다. 올해 최대 3조원 투자를 공약, R&D 비용을 따로 분류하진 않았지만 올해 전기차배터리 파트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중국 배터리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닥친 위기를 배터리 충전기술 개발과 향후 시장 확대에 대비한 대규모 투자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철강업종 부동의 1위 포스코의 지난해 철강사업 연구개발비 총합계액은 4615억원으로, 전년 4514억원 대비 2.2% 소폭 늘었다. 하지만 이 중 판매관리 및 제조비용을 제외한 순수 연구개발비의 경우 지난해 202억원에서 596억5000만원으로 195% 뛰었다. 매출액대비 R&D투자액은 2015년 0.88%에서 지난해 0.9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철강부문은 1.60%에서 1.72%로 높아졌다.

업계에선 중후장대 1위 기업들의 R&D 투자 붐을 공급과잉과 중국의 저가 범용제품 범람에 대응한 생존전략으로 보고 있다. 비용을 줄이며 긴축경영을 벌이기보다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신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과감히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 산업들은 수년전부터 공급과잉 및 경기침체에 시달리며 대규모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에 매달려 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경기침체기 기업 생존전략’ 보고서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R&D와 선제적 적시투자, 인재확보에 집중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당장 수익에 집중한 단기전략을 꺼내 놓기보단 어려움을 정면돌파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기업성장 정책이 낫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기의 R&D 투자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호황기에 경쟁 기업보다 앞설 수 있는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특히 R&D에서 나온 결과물이 해당분야에만 혜택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인접한 다른 분야에도 동반 시너지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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