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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에 도시바 못 판다’…미·일 공동전선 구축 본격화…SK하이닉스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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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승인 : 2017. 04. 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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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가 미국 및 일본계 투자자들과 본격적인 세력 구축에 나섰다. 핵심산업인 반도체 기술의 해외유출에 위기감을 느낀 일본은 유력 인수후보인 미국 브로드컴과 협력하기로 한 상태다. 또 다른 경쟁상대인 홍하이정밀공업도 샤프·애플·소프트뱅크와 공동출자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미·중·일 세력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출국금지 해제와 동시에 우호세력 구축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다. SK는 베인캐피털이 여러 사모펀드 가운데 일본 투자활동이 활발한 점에 주목, 향후 일본의 재무적투자자(F1)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강점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계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주도 하에 브로드컴과 함께 도시바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웨스턴디지털(WD), SK하이닉스, 홍하이정밀공업과 함께 지난달 말 도시바 1차 인수전에 참여했다.

미국 사모펀드인 콜드크래비스로버츠(KKR)도 브로드컴 진영에 합류하기로 하는 등 미국과 일본의 연합세력이 구체화되면서 일본 대형은행도 자금지원 준비를 시작했다고 일본 매체들은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도시바의 반도체 기술이 기업과 관공서 등의 데이터센터에 사용되고 있어 안전보장과 관련된 핵심기술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및 대만기업의 도시바 인수는 외국무역법 등을 앞세워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 주도로 자국 대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공동출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산업혁신기구 최고경영자(CEO)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바 인수 건에 대해) 사내 팀을 구성해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부에서는 투자여력을 갖춘 산업혁신기구가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함으로써 교섭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궈타이밍 홍하이정밀공업 회장도 본격적인 세력 모집에 나섰다. 홍하이정밀공업의 자회사인 샤프의 수뇌부는 이날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샤프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사업에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궈 회장 역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등 전자부품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애플, 소프트뱅크에 이어 샤프 등 미국과 일본 기업을 끌어들여 중국 세력의 도시바 인수에 대한 반발 여론을 타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샤프는 5월 중순에 마감되는 2차 입찰부터 홍하이와 함께 인수자금 일부를 출자하는 방식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도시바와 공동으로 일본 욧카이치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매각에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체결한 계약서에 ‘양사의 합의 없이 제3자에게 매각을 금지한다’고 해석 가능한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웨스턴디지털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샌디스크가 도시바와 직접 계약한 것으로,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이 계약을 토대로 50%씩 출자해 합병회사를 설립, 욧카이치공장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공동생산해 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당 계약서에는 이 합병회사 주식에 대해 “상대방의 합의가 없는 이상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도시바 고위관계자는 “견해에 차이가 있다”면서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서 “최종적으로는 웨스턴디지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향후 매각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시바 측은 6월 말에 열리는 주주총회까지는 매각처를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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