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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개발연구원(KDI) 포커스의 ‘자기주식 처분과 경영권 방어’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주식(자사주)을 활용한 기업 경영권 유지·방어·상속은 주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
2015년 미국 헤지펀드사인 엘리엇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자, 삼성물산은 우호적인 KCC에 자기주식을 매각했다. 이는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 처분 결정을 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유통주식 수를 늘리고 외부 자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신주 발행과 자기주식 처분은 동일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현행 법령에선 차별적으로 취급해 기업들은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아울러 KDI는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자사주 매각을 활용한 것을 주요 사례로 거론했다. 2006년 현대엘리베이터는 자사주 12.07%를 계열사 현대택배에 매각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섰었다.
2008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 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HMC 투자증권이 보유하던 자기주식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엠코가 매입했다.
이는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를 위한 거래라고 기대되지 않아 일반주주 및 소액주주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배주주에겐 계열기업의 자금을 동원, 자사주를 처분하고 경영권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조성익 KDI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자기주식 거래가 경제적 본질에 맞게 이뤄지도록 법령·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그 이전이라도 일반·소액주주의 피해를 야기하는 자사주 처분에 대한 규율은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 당국의 자기주식 처분 심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도 “공적인 감독보다는 시장을 통한 자율적 규율이 더 중요하다.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역할, 일반·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 등을 제도 전반을 어떻게 정비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