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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대표 기업들의 R&D 투자는 연 1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LG화학을 제외하곤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3사 R&D 투자비는 1분기 현대중공업이 487억, 삼성중공업이 217억, 대우조선해양이 119억원에 그쳤다. 3사를 모두 합해도 약 800억원대에 불과하다. 2년여에 걸친 고강도 구조조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업계를 선도할 기술개발에 나서지 않고는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매출액대비 0.5%를 R&D에 투자하고 있지만 실적이 줄면서 절대치는 2015년 2390억원에서, 지난해 2033억원으로 오히려 300억원 감소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투자금액은 물론 투자비중까지 위축되는 모양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1130억원(1.2%)에서 지난해 923억원(0.9%)로 줄었고,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기간 798억원(0.5%)에서 603억원(0.5%)으로 줄었다. 그나마 유지되던 투자비중은 지난 1분기 들어 0.4%로 더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차기 세계 조선시장이 IT 및 친환경 기술을 각각 선박에 적용해 만든 ‘스마트십’ ‘에코십’ 경쟁력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살아나기만 기다리고 있다면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며 “버티기 싸움을 할 게 아니라면 미래 먹거리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철강도 기술 개발이 시급하긴 마찬가지다. 더 가볍고 얇으면서도 강한 강판이 있어야 연비도 좋고 안전한 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철강사들은 경량화 소재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중요성을 알고 있는 포스코도 월드프리미어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투자 적극성은 다소 부족한 상태다. 2015년 당시 5130억원(0.88%)을 투자했던 포스코는 지난해 4821억원(0.91%)으로 줄었고 지난 1분기엔 1145억원(0.76%)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석유화학업계 1위 LG화학은 중후장대에서 가장 큰 폭의 투자를 하며 R&D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1분기에만 2181억원을 R&D에 쏟아부었고 매출액대비 R&D비율은 3.36%에 이른다. 조선3사와 포스코의 R&D 비용을 다 합해도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 R&D에 총 1조원을 쓰기로 한 LG화학은 현재 전기차배터리 수주 세계 1위다. 제약·식물종자에 대한 레드·그린바이오, 수처리사업 등 다수의 미래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큰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퍼스트 무버’로서 장기적 투자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1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1분기 R&D 투자액이 불과 151억원에 그쳤다. 이같은 차이는 ‘퍼스트 무버’와 ‘패스트 팔로어’ 기업 간 격차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 나가야 하는 퍼스트 무버 기업들은 신시장을 선점하고 후발기업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핵심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다만 투자가 늘지 않았어도 조선·철강 등 업황이 부진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큰 축소 없이 이어가는 부분은 R&D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