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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일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64·전 대한승마협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63·사장) 등의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어진 피고인신문에서 박 전 사장은 “최씨의 겁박으로 다른 선수를 선발하지 못하면서 최씨 딸 정유라씨 1인에 대한 지원으로 승마 지원 프로그램이 변질됐다가 종료됐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박 전 사장은 승마 선수에 대한 지원이 변질된 이후 언론 등에서 문제 삼을까 노심초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사장은 “당시 걱정한 건 이미지 손상이나 관련 인사조처뿐이었으며 이 사건이 형사 문제가 될 줄은 몰랐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 독자적으로 처리한 건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전 사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선출된 대한승마협회 사무실에도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사장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올림픽 승마 지원을 신경 쓰라고 지시했다면 제가 이렇게 등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유라라는 선수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도 장 전 사장은 ‘최씨가 욕심을 부려 삼성의 승마 지원 프로젝트가 무산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장 전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5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승마 지원 문제로 야단을 맞았는데, 이는 최씨의 고자질 때문이었다고 파악했다”고 말했다.
즉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최씨 딸 정씨에 대해 승마 지원을 소홀히 하자, 이를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얘기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이에 삼성 측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55)와 박 전 사장을 독일로 파견했고, 당시 최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정씨 지원 등을 논의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장 전 사장은 최씨의 영향력에 두려움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장 전 사장은 “당시 최씨 측 요구와 관련해 회의를 했다”며 “영향력이 막강한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과 관련해 이상한 얘기를 할 것으로 보이니 200억~300억원 범위 내에서 지원하자고 결론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