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를 기존 22%에서 25%로 인상하면서,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는 세금을 깎아주는 이른바 ‘고용증대 세제’를 신설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거나 임금을 높여주는 등 일자리 질을 높이는 기업에 세금혜택을 줘 고용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선 시야가 짧은 단기적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각종 규제완화가 먼저 선행돼 기업 장사가 잘 된다면 굳이 법인세를 인상하지 않아도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며 “이번 정책으로 마련되는 재원이나 일자리는 단기 성과는 낼 수 있어도 지속 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개편안을 통해 정부는 대기업 R&D 투자에 한해 기존 1~3% 수준으로 제공했던 세금공제 혜택을 0~2%로 줄였다. 이는 연 1조원 이상을 R&D에 쏟아부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화학 등 이른바 ‘퍼스트 무버’엔 투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이번 조치로 기존 대기업들이 누리던 생산성향상시설을 비롯해 안전·환경보전설비 투자에 대한 3% 세제혜택까지 모두 1%로 축소돼 안전과 환경을 중요시하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의 이번 판단은 결국, 눈앞의 재원과 일자리를 쫓을 것이냐 미래성장동력을 좇을 것이냐의 가치관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4차산업혁명을 비롯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결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를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한 것과 관련해서도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현대차 등 기업들의 투명성 강화 차원의 지배구조 재편에 재무적 부담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은 “공정위에선 지주회사 전환을 재촉하며 칼날을 세우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선 이를 더 어렵게 만드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번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전략은 장기적으로 슈퍼리치 ‘증세’로 가는 신호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경제단체들은 기본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세제개편안 방향에 대해 공감·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기업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고려해 신중히 조율돼야 한다는 데 공동의 목소리를 냈다. 법인세 인상으로 투자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안으로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꼽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국내 일부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보호무역주의 강화, 美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향후 국내투자와 일자리 창출·글로벌 조세경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와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정부의 일부정책엔 공감하지만, 기업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규제완화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필요재원·세입부족 등 현실적 문제를 앞에 놓고, 예산 절감·다른 세목·다른 재원 확충 수단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비교분석 하는 등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근배 한국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실질 고용부담 증가 등 기업 현장의 우려는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