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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데자뷔 대만, 역대 총통 줄줄이 사법처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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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8. 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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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은 옥고도 치러
데자뷔라는 단어가 있다. 어디에선가 봤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느끼게 되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기시감(旣視感)이라고도 한다. 요즘 대만인들은 부쩍 이런 데자뷔를 떠올린다고 한다. 바로 총통을 역임한 정치 원로들이 퇴임 후 줄줄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당연히 이들이 떠올리는 것은 바로 한국의 정치 상황이다. 한국 역시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약속이나 한 듯 퇴임 이후 영어의 몸이 되거나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고는 했으니까 말이다.

진짜 그런지는 지금까지 직선으로 총통에 당선됐다 퇴임한 세 명의 총통이 겪은 횡액을 살펴봐야 잘 알 수 있다. 대만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을 종합하면 우선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6월에 총통 재임 시절 보좌관이던 류타이잉(劉泰英)과 공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국 예산 779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그는 이로 인해 옥고까지 치르지는 않았으나 초대 직선 총통의 권위에는 치명상을 입었다.

리 전 총통의 후임인 천수이볜(陳水篇) 전 총통은 재임 시 저지른 부정부패 혐의로 아예 오랜 기간 옥고를 치렀다. 지금은 신병 치료를 이유로 보석 중이나 징역 20년 형의 잔여 형기가 남아 있는 만큼 언제든지 재수감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금의 총통이 같은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인 것이 그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해야 한다.

마잉주
수사정보 누설죄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마잉주 전 총통. 하나 같이 사법처리가 된 전임들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제공=중국대만 사이트.
천 전 총통에 이어 2번 연임에 성공한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역시 비슷한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차이 총통이 집권하자마자 바로 총통 재임 중 검찰 수뇌부로부터 얻은 정적에 대한 수사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다행히 그는 25일 타이베이(臺北) 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전임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지도자라는 명성에 큰 상처를 받았다. 앞으로도 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법의 심판대에 다시 서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만은 한국을 많이 벤치마킹하는 국가(지역)로 정말 손색이 없다. 정책이나 법 중에 비슷한 게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고 지도자들까지 마치 한국을 보고 배웠다는 듯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좀 너무한 것 같다. 대만이 한때 한국을 넘어설 듯 맹렬한 기세로 발전을 거듭하다 지금은 완전히 죽을 쑤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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