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의외로 곳곳에 숨어 있는 강자가 많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소리 없이 강한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고 해도 좋다. 자신들의 실력을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국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외부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진면목이 엄청난 기업들이 열 손가락을 다 꼽아도 한참이나 부족할 정도로 많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도 산둥(山東)성의 민영기업인 웨이차오(魏橋)창업그룹이 아닌가 싶다. 거의 은둔형 기업처럼 납작 엎드린 채 조용히 기업활동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외형은 산둥성을 넘어 전국구 기업으로 우뚝 서 있는 것. 지난해 매출액이 3731억8300만 위안(元·64조 원)에 이르면서 중국 내 500대 민영기업 중 당당히 3위에 이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1위와 2위가 중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화웨이(華爲)와 쑤닝(蘇寧)이니 이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별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듯하다. 흔히 BAT로 불리는 바이두(百度),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IT 기업들이 규모에서는 웨이차오의 아래에 있는 사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해도 좋다.
웨이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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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방직업이 주류 사업인 웨이차오의 공장 전경. 최근에는 4차 산업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제공=웨이차오창업그룹 홈페이지.
중국의 최대 경제단체인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가 최근 밝힌 바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984년 직원 60여 명의 작은 면방직 향진(鄕鎭·마을) 기업으로 출범했다. 초창기는 여느 시골 기업들이 그렇듯 소박했다. 하지만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곧 전국구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지난 세기 말에는 그룹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지금은 면방직을 비롯해 직조, 홈텍스타일, 패션 사업에서부터 알루미늄 분야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발전소를 갖추고 전력까지 생산한다면 더 이상의 설명을 사족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당연히 창업자인 장스핑(張士平·71)도 재벌의 반열에 올라섰다. 중국의 부호 순위에서 늘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웨이차오도 치명적인 약점은 있다. 대부분의 사업이 큰 내수 시장 덕에 굴러가는 사양 산업이라는 게 바로 이 약점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혁신을 필요로 하는 미래 산업과 관련된 사업 분야는 전혀 없다. 그러나 웨이차오가 가만히 앉아서 언제인가는 다가올 몰락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최근 4차 산업 투신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서서히 변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이런 현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웨이차오가 1차 산업의 최강자에서 4차 산업의 신흥 강호로 떠오를지는 장담하기 어려우나 그동안의 실적을 보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