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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강 장관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공동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미 학계·재계·언론계 등 각계인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대북 제재·압박에 대해 “외교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북한을 붕괴시키거나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 대화를 위한 진지한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어 “압박과 제재는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강력한 억지력이 동반돼야 한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 일정을 마치고 뉴욕을 떠나기 전 발표한 성명 내용을 언급하며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 장관은 “전쟁의 후과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 그리고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전쟁의 폐허로부터 모범적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세우기 위해 70년 간 끊임없이 노력해온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위험에 처하도록 할 수 없다”고 했다.
강 장관은 “한·미 동맹은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아직 할 일은 더 많다. 우리는 한·미 동맹을 좋은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 것”이라며 한·미 정부는 물론 의회, 싱크탱크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노력을 부탁했다.
강 장관의 이번 연설은 취임 후 첫 단독 방미 계기 이뤄진 첫 번째 대외 연설이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한·미 동맹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등 우리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미 조야의 이해와 지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강 장관은 연설에 이어 국무장관으로 최초로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매들린 울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대담을 가졌다.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과 국내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강 장관은 또 연설에 앞서 미 상원 의원회관에서 에드워드 마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간사와 면담을 갖고 한·미 동맹,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달 22일 마키 의원의 방한 이후 한 달여만의 재회다.
강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간 긴밀한 대북공조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가운데 냉철한 자세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마키 의원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제재·압박 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