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전날 막내린 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전당대회)에 뒤이어 열린 제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를 통해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집권 2기는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총서기 겸 주석이 그동안의 관례였던 이른바 격대지정(현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정하는 것) 원칙을 깨면서 후계자로 유력했던 천민얼(陳敏爾·57) 충칭(重慶)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가 속된 말로 물을 먹은 것이다. 이에 따라 2022년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대) 이후에도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집권이 연장될 가능성과 2선 퇴진 이후 수렴청정의 시나리오가 모두 현실로 나타날 수 있게 됐다.
딩쉐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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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를 통해 차기 지도자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딩쉐샹 정치국원. 당과 정부에서 시 총서기 겸 주석을 9년 동안 보필하는 드문 기록을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후계자로 지목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그러나 차기 후보자 구도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해야 한다. 20대에 바로 후계자가 선출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중국 정치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이 경우 구도는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달라질 것 같다. 기존의 천과 후 서기와 함께 시 총서기의 최측근인 딩쉐샹(丁薛祥·55) 신임 정치국원이 급부상하면서 삼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이런 전망은 19기 1중전회를 통해 정치국원으로 선출된 그가 25명 중에서는 후 서기와 유이(唯二)하게 60년대 생이라는 사실만 봐도 크게 무리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나이나 정치적 위상만 봐도 차기 최고 지도자의 조건을 완벽하게 구비했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여기에 현재 중앙판공청 부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국가주석 비서실장)인 그가 천 충칭시 서기에 못지 않은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최측근이라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차기 최고 지도자를 둘러싼 삼각구도 전망은 상당히 합리적인 시나리오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장쑤(江蘇)성 난퉁(南通) 출신인 그는 2007년 상하이(上海)시 판공청 주임으로 재직 시절 당시 서기이던 시 총서기 겸 주석의 눈에 들어 2013년 중앙 무대에 발을 디뎠다. 당시 직책은 지금과 같은 중앙판공청 부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으로 2단계나 파격 승진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현재 예상으로는 내년 3월 초 회기가 시작되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의 1차 회의에서 사실상 시 총서기 겸 주석의 당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임명돼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그는 무려 9년 동안 연이어 시 총서기 겸 주석의 당정(黨政) 비서실장으로 일하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앞으로 천, 후 두 서기와 딩 신임 정치국원은 시진핑 2기 정권 하에서 선의의 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충성과 능력 경쟁에서 탁월한 실적을 올리는 이가 후계자로 올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록 19대를 통해 후계자가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차기 최고 지도자가 되기 위한 물밑 경쟁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