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세계 최강 중국 남자 탁구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 언론에서조차 레전드라는 말이 과하지 않은 탁구 왕조의 막이 내리지 않느냐는 자조도 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실제로 최근의 성적을 보면 수십년 동안 보유했던 남자 탁구 세계 최강국이라는 별명을 반납하는 운명에 직면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역시 올해 참가한 대회의 성적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고 해야 한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8월에 열린 2017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체코 오픈의 남자 성적을 우선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비록 2진급 유망주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전원이 예선탈락 등의 성적을 남기면서 탁구 왕조의 얼굴을 먹칠을 했다.
장지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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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탁구의 간판 장지커. 최근 잇따라 한국 선수 등에게 패하면서 스타일을 구기고 있다. 그의 부진은 중국 남자 탁구 몰락의 신호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제공=인터넷 포털 사이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최근 열린 독일 오픈의 성적은 더욱 충격적이라고 해야 한다. 리우 올림픽 챔피언 장지커(張繼科·29)를 비롯한 최고 에이스들 8명이 단식에 출전했으나 모두가 추풍낙엽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세계 랭킹 3위 쉬신(許昕·27)은 8강전에서 한국의 이상수에게 무려 4-0의 일방적 참패를 당했다. 남자 복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이상수-정영식 조가 깜짝 우승을 일구는데 들러리만 섰다. 중국 언론과 팬들이 분노를 넘어 좌절한 것은 이로 보면 당연하지 않나 보인다.
물론 아직 중국 남자 탁구는 저력이 있다고 해야 한다. 등록 선수만 무려 2000여만 명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여전히 세계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를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도 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정신적인 나태함과 관련이 있지 않나 보인다. 국가대표만 되면 연 7000만 위안(元·119억 원)을 번다는 장지커처럼 그야말로 부와 명예가 보장되니 강한 정신력을 유지하는 것은 진짜 쉽지 않다고 해야 한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의 맹추격 역시 중국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각종 대회에서 장지커 등을 꺾으면서 중국 킬러로 등장한 이상수와 정상은이 버티는 한국은 더욱 그렇다고 해도 좋다. 중국 남자 탁구가 기로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