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 본관에서 만난 김 회장은 예전의 밝은 표정과 함께 결의에 찬 눈빛이었다. 김 회장은 “이제 농협금융은 체질개선을 통해 조선이나 해운업에 걸린 손실도 없고, 리스크도 없다”면서 “앞으로 농협금융이 성장하려면 적극적인 영업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김 회장과 계열사 CEO 및 70여명의 임원은 올해 농협금융 순이익 1조원을 목표로 결의를 다졌다. 회의에서 김 회장은 “그동안 소극적으로 영업했던 농협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전 직원이 적극적으로 바뀌려면 최고경영자(CEO)들과 임원들이 먼저 모범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리에 있던 이대훈 농협은행장과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오병관 NH손해보험 사장 등 계열사 CEO들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발언이었다.
김 회장은 “그동안 농협이 검찰이나 정부로부터 수사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기업영업에 있어서도 위축돼 소극적인 영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내가 투자건을 가져와도 담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농협은 안해주는데, 다른 은행들은 해주더라. 그때 ‘농협이 영업력이 약하구나’ 싶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농협금융 전 계열사 직원들의 마인드를 적극적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해부터 ‘면책회의’를 만들어 기업여신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김 회장이 도입한 ‘면책판정협의회’는 징계나 변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여신을 기피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만약 여신 사고가 발생해도 취급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여신투자금융업무 규정을 신설하고, 고의나 중과실을 제외하고는 여신 취급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범농협 시너지를 내기 위해 먼저 지역농축협 1100여곳과 협의해 농협캐피탈론을 이용하도록 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단위조합들이 다른 회사 캐피탈을 썼는데 앞으로는 NH농협캐피탈 상품을 쓰도록 할 것”이라며 “이처럼 농협금융 계열사간 숨겨진 사업을 발굴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 계열사 중 증권과 보험이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 순익은 은행이 60%, 비은행이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은행 수익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증권과 보험,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쪽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인 단기금융업 인가가 미뤄진 것에 대해서는 “골드만삭스는 200조원 자본으로 IB를 하고 있는데, 국내서는 4조원으로 초대형 IB를 만들고 있는 수준”이라며 “4조원으로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농협금융의 자기자본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 회장은 여신심사분석과 관련해 전산 시스템 도입을 도입했는데 그 배경이 남다르다. 김 회장이 직접 다른 은행과 비교해 여신 심사일이 늦어지는 이유를 파헤치라 주문했고, 알고보니 아직까지 ‘수기’로 하고 있었다는 것. 이에 김 회장은 “농협이 다른 곳보다 10여일 늦어서 분석해보니 수기로 하고 있어서 이를 전산으로 다 뜯어 고쳤다”면서 “모든 업무를 스피드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실행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최근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해 김 회장은 “정부가 거래소에 등록요건을 정해주거나, 일정 한도를 설정하는 규제를 만들어 시장을 없애기보다 그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