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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안희정 무죄’ 미투 운동의 사형 선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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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8. 0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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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의 눈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무죄 판결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들은 거리에 나와 “사법부는 죽었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는 국민이 아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런 격렬한 반응 뒤에는 미투 운동이 위축되고 성폭력 관행이 공고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윤리적인 문제와 별개로 안 전 지사가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과 증거재판주의 덕분이다. 이들 원칙은 열 사람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억울한 사람을 한 명이라도 만들지 않겠다는 인권 존중의 사상에서 출발한다.

여성단체와 진보단체가 황금률로 여기는 ‘인권’은 이들 원칙이 지켜짐으로써 명목상 가치가 아닌 실질적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성폭력이 심각한 범죄지만, 이를 잡겠다고 증거재판주의와 무죄추정의 원칙을 훼손하며 수사와 재판을 진행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이번 판결을 두고 ‘위력’의 판단이 남성 중심적이라고 비판하는 쪽은 ‘노 민스 노(no means no), 예스 민스 예스(yes, means yes)’의 입법을 주장하며, 재판부의 판단을 퇴행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제도를 입법화한 미국·스웨덴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그만큼 진술의 신빙성을 철저히 검증한다. 피해 여성의 진술 실수로 성폭력 가해자가 풀려나는 아이러니한 일이 이들 나라에서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전 지사의 재판은 개별 사안에 대한 재판일 뿐, 미투 운동의 가치를 심판하는 재판이 아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남성 우월적 관행과 사회 근간에 깔려 있는 성적 착취 구조에 경종을 울렸다. 그 누구도 미투 운동의 근본 취지를 폄훼할 순 없다.

여성은 일방적인 피해자, 남성은 일방적인 가해자란 시각으로 남은 미투 재판을 지켜보는 것은 곤란하다. 이분법적인 시각은 잘못된 사회 구조를 개선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

안 전 지사의 판결에 대해 아쉬움과 허탈함을 갖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성 대결적인 시선보다 형사재판의 밑바탕에 깔린 인권 존중 사상에 주목했으면 한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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