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 권력보다 더 큰 가치 인식"
키신저 "국가 시련 때 나타난 위대한 운명의 선물"
딸 메건 "미 이미 위대, 더 만들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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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 부부가 참석했고, 전날 미 의회 중앙홀에서 진행된 추모식에 참석했던 의회 지도자와 백악관 고위 관계자 일부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의 ‘대통령의 꿈’을 좌절시킨 부시·오바마 전 대통령은 올 초 고인의 부탁에 따라 조사를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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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극심한 불화를 겪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 초대받지 못했고 대신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대신 참석했다.
전날 의회 추모식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추모사를 낭독했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참모 대부분과 행정부 장관들이 다수 참석했다.
켈리 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장례식에도 모습을 보였다. 106세의 매케인 상원의원의 노모도 이틀 연속 아들의 마지막 길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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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과거 경쟁했던 때를 회고, “그는 나를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며 “결국 나는 존 매케인과의 우정이라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을 누리게 됐다. 나는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포로로) 잡아들인 사람들을 겁먹게 할 정도로 용감했고, 그게 설령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일지라도 정직했다. (그 상대가) 대통령들이라도 봐주는 게 없었다”며 “반대자들 역시 애국자이며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는 영예로움을 지녔고 자유를 사랑했으며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과 나라에 힘을 불어넣은 공공선을 지키며 살았다”고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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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나라를 위한 투쟁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일부에게만 허용되는 게 아니라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고 요구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그의 본을 따르는 것 이상으로 그가 (나라를 위해) 봉사한 삶을 더 잘 기릴 방법이 있겠는가”라며 “그는 당이나 권력보다 더 큰 가치를 인식했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의회 추모식에도 참석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조사에서 “국가적 시련의 시기를 맞아 몇몇 위대한 사람들이 나타난 건 미국에 행운이었다”며 매케인은 ‘운명의 선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이자 매케인 상원의원이 2008년 한때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염두에 뒀던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 등이 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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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조사에 앞서 딸 메건은 유족 인사말에서 여러 차례 눈물을 터트리며 아버지를 추모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는 밝게 타오른 위대한 불이었다. 일부 비판자들은 진실을 비춘 그 불빛에 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 매케인의 본을 따라 산다면 여전히 기회는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더 위대하게’ 슬로건을 겨냥, ”존 매케인의 미국은 관대하고 따뜻하고 겸손했으며 강하다. 그 미국은 언제나 위대했기 때문에 더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날 운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영화배우 워런 비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윌리엄 코언 전 국방부 장관, 페덱스 설립자 겸 사장인 프레드 스미스 등이 맡았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2일 고인이 청춘을 보냈던 모교 메릴랜 주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묘지에 묻히며 영면에 들어간다.
장례식에 앞서 매케인 상원의원의 관은 베트남전 추모공원에 잠시 들렀다. 부인 신디 매케인은 딸 메건과 함께 이곳에서 남편 및 다른 참전용사들을 기리며 헌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