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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퇴직자 민간기업 취업에 조직적 관여…“취업 뒤 물갈이 어려워 새 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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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8. 11. 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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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지원과장 “정채찬 위원장 등 퇴직자 정체에 고민”
룰 어긴 사례에 ‘불쾌’…새 자리 발굴 때는 ‘칭찬’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을 도운 혐의를 받는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 25일 서울 중앙지검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공정거래위원회가 퇴직예정자의 순번을 매겨가며 조직적으로 민간기업의 재취업에 관여하게 된 배경에는 전직 공정위 직원들의 막무가내 취업 행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퇴직자들이 ‘공정위의 뜻’이라며 기업체에 눌러 앉는 일이 벌어지자 다음 대기자를 보내야 했던 공정위도 급해진 것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12명의 전·현직 공정위 간부에 대한 공판에서 김모 전 운영지원과장은 증인으로 나와 “당시 윗분들이(정재찬 공정위 위원장, 김학현 부위원장, 신영선 사무처장) 퇴직자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증언했다.

김 전 과장은 퇴직예정자를 관리하고 취업 실무를 담당해 정 위원장 등 기소된 나머지 간부들과 함께 민간기업의 정상적인 채용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그는 퇴직예정자의 순번을 다시 정리하고 재취업 기업에서 근속 연수를 3년이 넘지 않도록 새 기준을 잡은 이유도 원활한 ‘물갈이’가 시급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전 과장은 “기업체에 취업하신 60세 넘은 분 일부가 계속 계약을 연장하면서 마치 공정위의 뜻인 것처럼 이야기해서 윗분들이 심각하게 여겼다”며 “새 기준이 만들어지자 소문이 퍼졌고 일부 선배가 이를 따지러 오자 김 부위원장이 잘 설득해서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과장은 공정위가 조직적으로 퇴직예정자들의 순번을 정해 재취업에 관여한 정황도 밝혔다. 그는 늘 퇴직자예정자의 리스트 갖고 다니며 위원장의 질문을 대비해야 했다. 또한 정해진 순번이 틀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했던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CJ에 있던 공정위 퇴직자가 나가자 우리 쪽에서 리스트에 있는 사람을 제안했는데 두 차례나 거부했다”며 “이는 이례적인 일로 CJ 부사장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종시까지 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CJ 쪽에서 순번 밑에 있던 설모 과장이 먼저 그 자리에 대해 지원했다는 설명을 들었고, 이를 보고하자 신영선 사무처장은 ‘룰’대로 돌아가지 않은 것에 기분 나뻐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과장은 또한 퇴직자를 위한 새 자리가 만들어질 경우 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크게 기뻐했던 사실도 밝혔다.

그는 “새로 자리를 만들 경우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무처장 모두에게 보고를 드렸다”며 “퇴직자를 보낸 적이 없던 현대건설에 김모 전 운영지원과장이 취업하게 되자 부위원장과 사무처장이 매우 흡족하게 여겼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측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을 뿐 공정위의 압력과 권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시 채용은 정상적인 절차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자문 등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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