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어긴 사례에 ‘불쾌’…새 자리 발굴 때는 ‘칭찬’
|
일부 퇴직자들이 ‘공정위의 뜻’이라며 기업체에 눌러 앉는 일이 벌어지자 다음 대기자를 보내야 했던 공정위도 급해진 것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12명의 전·현직 공정위 간부에 대한 공판에서 김모 전 운영지원과장은 증인으로 나와 “당시 윗분들이(정재찬 공정위 위원장, 김학현 부위원장, 신영선 사무처장) 퇴직자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증언했다.
김 전 과장은 퇴직예정자를 관리하고 취업 실무를 담당해 정 위원장 등 기소된 나머지 간부들과 함께 민간기업의 정상적인 채용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그는 퇴직예정자의 순번을 다시 정리하고 재취업 기업에서 근속 연수를 3년이 넘지 않도록 새 기준을 잡은 이유도 원활한 ‘물갈이’가 시급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전 과장은 “기업체에 취업하신 60세 넘은 분 일부가 계속 계약을 연장하면서 마치 공정위의 뜻인 것처럼 이야기해서 윗분들이 심각하게 여겼다”며 “새 기준이 만들어지자 소문이 퍼졌고 일부 선배가 이를 따지러 오자 김 부위원장이 잘 설득해서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과장은 공정위가 조직적으로 퇴직예정자들의 순번을 정해 재취업에 관여한 정황도 밝혔다. 그는 늘 퇴직자예정자의 리스트 갖고 다니며 위원장의 질문을 대비해야 했다. 또한 정해진 순번이 틀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했던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CJ에 있던 공정위 퇴직자가 나가자 우리 쪽에서 리스트에 있는 사람을 제안했는데 두 차례나 거부했다”며 “이는 이례적인 일로 CJ 부사장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세종시까지 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CJ 쪽에서 순번 밑에 있던 설모 과장이 먼저 그 자리에 대해 지원했다는 설명을 들었고, 이를 보고하자 신영선 사무처장은 ‘룰’대로 돌아가지 않은 것에 기분 나뻐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과장은 또한 퇴직자를 위한 새 자리가 만들어질 경우 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크게 기뻐했던 사실도 밝혔다.
그는 “새로 자리를 만들 경우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무처장 모두에게 보고를 드렸다”며 “퇴직자를 보낸 적이 없던 현대건설에 김모 전 운영지원과장이 취업하게 되자 부위원장과 사무처장이 매우 흡족하게 여겼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측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을 뿐 공정위의 압력과 권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시 채용은 정상적인 절차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자문 등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