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20대 대학생과 졸업생들은 먼저 정부가 노동계 요구만 수용하지 말고 자신들의 목소리도 경청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일리가 있다. 청년들은 조직화된 노동계와 달리 정부정책에 의견을 반영하기가 어렵다. 이에 반해 이들은 정부가 시행중이거나 계획하는 선심성 복지정책의 재정을 부담할 생산주체다. 오늘 이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내일의 분쟁을 막을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관련해서 발표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자리 얻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세금으로 메우는 데 대해서는 “밑 빠진 독의 구멍을 막지 않은 채 더 많은 물을 퍼붓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홍 내정자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이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날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등에 대한 날선 비판도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반짝 현금지원’에 대한 청년들의 거부감이었다. 정부가 청년수당과 같은 ‘물고기’를 입에 넣어줘도 반갑지 않다는 이야기다. 물고기보다는 ‘물고기를 잡을 방법’을 배울 기회를 달라고 했다.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는 단기 공공기관 아르바이트 자리가 아니라 기업 일자리”라는 것이다.
기성세대들로서는 이런 청년들이 대견스럽다. 단기적인 어려움은 참겠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게 해달라는 주문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으로서는 이런 요구가 현금지원보다 부담스럽다. 실천해내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 대견스런 요구에 반응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