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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하늘과 바람과 땅’을 그리기 위해 압록강과 백두산을 찾았다. 비록 한반도에서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중국 길림성으로 가서 볼 수밖에 없었지만 장대한 압록강 물줄기와 백두산 천지, 그리고 광활한 대평원과 자작나무숲을 화폭에 담았다.
유홍준 미술평론가(전 문화재청장)는 “그가 압록강과 백두산을 그린 것에는 알게 모르게 민족의 기상, 통일에의 염원, 우리 산천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들어 있을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희미해져 가는 수묵산수의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려는 작가적 의지와 사명이 서려 있을 것이다”고 했다.
20대 초반부터 한국산수를 사생한 윤영경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그리는 부감법(俯瞰法)을 사용해 한반도의 토산을 묘사해오고 있다.
유 평론가는 “윤영경은 시점의 이동 없이 부감법으로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마치 항공사진을 촬영하는 듯한 관점을 보여준다”며 “관객은 두루마리를 따라 시점을 이동하며 보게 되지만 화가의 시점은 변하지 않고 고정돼 있어 산수의 장대함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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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송나라 이래 역대 대가들마다 횡권산수를 그리며 크게 유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견의 ‘몽유도원도’,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 고송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등 많은 명작이 횡권산수로 그려졌다.
윤영경은 특히 이인문의 ‘강산무진도’에 감동을 받아 그 전통을 계승하고자 했다. 그는 이화여대 대학원 동양화과 박사과정에서 ‘전통적 횡권산수 양식의 현대적 변용 - 자작(自作) ‘강산무진(江山無盡)’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제출했다. 또한 2016년에는 ‘강산무진’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갤러리 그림손에서 열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의 산수를 그림 소재로 삼는 그는 모든 풍경을 횡권산수에 담으며 자신만의 개성을 획득했다.
화가는 강원도 고성에서는 운봉산에서 바라본 동해바다와 힘차게 뻗은 산맥을 그렸고, 경남 통영에서는 고요한 항구와 미륵산에서 만난 다도해를 그렸다. 과천에서는 청계산과 관악산에 둘러싸인 아늑한 도시풍경을 그렸다. 독일에 몇 년 간 체류할 때는 그곳 풍광을 화폭에 담기도 했다.
또한 윤영경은 종이 뒷면에 그림을 그리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해 눈길을 끈다.
고려불화나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깊이 있는 색감을 내기 위해 비단 뒤에 바탕을 칠하는 배채법을 산수화에 적용한 독특한 방식을 통해 자칫 딱딱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선묘를 부드럽게 보듬는다.
윤영경은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금호미술관, 가나아트 스페이스, 독일 뮌헨 슈나이더 갤러리 등 국내외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시립미술관, 주독한국대사관,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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