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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흐릿하고 어른거리는 듯한 형상은 작가가 현실 속 숲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의식 속에 관념화된 숲의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다.
작가는 서서히 소멸되어 가는 어렴풋한 기억 속 풍경을 작품으로 소환했다.
그는 캔버스에 수차례 석회칠과 건조 과정을 거친 후 사포로 문질러 매끄러운 표면을 획득한다. 여기에 흰색 또는 은회색의 단색 물감으로 어떠한 붓질의 흔적이나 표현성도 감지할 수 없는 중립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후 누구나 본 적이 있을 법한 숲의 전경을 직접 촬영하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내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정, 재조합해 새로운 풍경을 창조해낸다. 그런 다음 흰색 바탕에는 은회색으로, 은회색 바탕에는 노랑이나 파랑 계열의 물감으로 거칠고 빠르게 칠해 나간다.
리안갤러리 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