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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에도 독립성이 없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거나, 이사들에게 과도한 보수를 줬다. 그동안 기업들은 최대주주의 반대에도 능동적으로 안건을 수정하려는 의지가 없었고, 국민연금 또한 반대를 한 이후 적극적으로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서로간 주총에서 승인되는 안건에 대해 수동적이었던 만큼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발언에 이어 최근 국민연금이 의결권 반대를 표해도 기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관리기업’으로 선정해 경영참여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는 3월 주총을 앞둔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관례적으로 해왔던 친정부 인사를 사외이사로 앉히거나 이사진에게 과도한 급여를 줬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할지도 관심사다. 올해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함께 이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을 받아들인 금융지주는 KB금융 뿐이다.
KB금융은 국민연금이 이사 자격제한과 위원회 구성 제한을 이유로 정관변경을 반대한 것을 그대로 수용했고,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다고 반대했던 사외이사의 선임 안건도 부결시켰다.
이 외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BNK금융은 모두 국민연금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액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작년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의 박병대 사외이사와 필립 에이블릴 사외이사 선임 관련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박병대 사외이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 국민연금은 박 사외이사가 ‘법령상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반대했다. 필립에이브릴 사외이사의 경우 신한금융의 전략적 제휴자인 BNP파리바증권 일본 회장으로 있기 때문에 독립성 보장이 어렵다는 점에서 반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사외이사 선임에 성공,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하나금융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선 ‘중립’을 표했다. 작년 주총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현재 하나금융 회장으로 있으면서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현재 이사회운영위원회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사내이사로 있으면서 ‘합리적인 지배구조 마련’ 등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중립’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특히 이사 보수한도액에 대해선 ‘반대’의견을 냈다. 하나금융은 주총에서 이사의 보수를 총 40억원 승인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이사들의 보수가 과도하다고 판단, 반대했으나 하나금융은 원안대로 승인시켰다.
BNK금융지주는 사외이사와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관련 모두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권을 행사했다. 반대한 사외이사는 손광익 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대표로 롯데칠성과 롯데면세점, 롯데쇼핑 사업본부를 거친 롯데출신 경영인이다. 그러나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 및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지주 및 특수관계인(11.14%)이다. 국민연금은 이를 두고 ‘이해관계로 독립성이 취약할 수 있다’고 판단, 반대했지만 손 사외사는 결국 선임됐다. 국민연금이 과도하다며 반대한 이사의 보수 한도도 총 30억원 원안대로 승인됐다. 전년대비 5억 증가한 규모다.
앞으로 금융지주들이 최대주주의 반대 의결권에도 안건을 그대로 밀어부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이사 및 감사 선임의 건 중 동일한 사유 등으로 2회 이상 반대의결권 행사한 기업’이나 이사보수한도가 과도한 기업에 대해선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 직접 경영참여 의사를 나타내거나 주주가치 제고를 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작년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BNK금융은 ‘중점관리 기업’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 주총에서 독립성이 없거나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사외이사를 선임한 신한금융, 하나금융, BNK금융은 올해 주총을 더욱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작년 이사보수한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하나금융과 BNK금융지주는 올해 주총에서 예년 수준의 이사 보수 한도액을 승인시킬지도 관심사다.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되면 국민연금이 주주제안 방식으로 경영참여를 하게 되거나, 공개서한을 발송할 수 있다.
금융권은 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주총에 앞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연금을 최대주주로 둔 금융지주들도 이번 주총을 앞두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주주로써 의견을 내는 것일뿐, 이미 이사회서 논의된 안건이 주총에서 달라지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을 최대주주로 둔 곳은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등이며 우리은행과 BNK금융지주, 중소기업은행에 대해선 2대 주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