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 반사이익 기대"
일각선 "호재 단정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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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의 제재가 시작될 경우 스마트폰 시장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삼성에게 무조건 호재로 인식할 수는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이 첨단기술 강국으로 변신하겠다는 중국의 ‘제조 2025전략’에 제동을 걸고 나선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IT분야를 넘어 확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21일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강화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적어도 화웨이의 올해 예상 판매량 2억4000만대 중 약 7500만대에 구글 서비스가 장착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질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
조철희·유종우·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상당 부분을 미국 업체가 공급하고 있어 반도체 공급이 중단될 경우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반사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대비 50% 성장하며 애플을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전체 점유율은 17%로 1위 삼성과는 4%포인트(p) 차이였다. 이는 지난해 동기 11%p(삼성 22%) 격차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화웨이는 서유럽과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에 해당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점유율 확대에 좋은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전자 업계 관계자도 “화웨이가 특히 강점을 지닌 곳이 유럽과 중국, 인도인데 이 시장에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화웨이는 물량 싸움을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물량이 많이 들어가는 아시아 쪽 충격이 특히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관련 부품도 영향을 받게 된다. 화웨이는 인텔 등 미국 업체에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으나 이 통로가 막히게 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화웨이에 공급하는 서버용·PC용·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호재나 악재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이에 섣불리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 화웨이의 제재 시기가 구체적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화웨이도 자국 시장을 보다 확대하는 정책을 펴는 등 대책을 강구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앞으로 90일간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 장비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기존 화웨이 단말기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거래도 허가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다소 낮췄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둔화될 수 있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효과가 동반되기 때문에 LG전자나 삼성전자 부품주들의 호재라고 단정 짓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영향으로 전일대비 2.74% 오른 4만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