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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화웨이 사태에 대한 대기업들의 함구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의 반(反) 화웨이 행보 동참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며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기업들은 이와 관련한 어떤 공식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의 반 화웨이 행보에 동참 요구에 민간기업 의사결정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재계는 정부가 강대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기업에만 대책을 마련하라는 식으로 신호를 주는 정부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명확한 스탠스를 제시해 주지 않는 한 기업들이 마련할 수 있는 대응책은 한계가 있습니다. 정치·외교·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이 걸려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일개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봐야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고 그때 그때 임시방편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우리가 말해줄 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기업이 결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중의적 표현입니다. 기업의 판단만으로 사태의 돌파구를 찾기 어려우니 정부가 나서 도와달라는 ‘SOS’인 셈입니다.
정부가 기업들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는 것이 재계의 생각이다보니 정부만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더욱 간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두 기업의 문제가 아닙니다. 침체되는 경제성장률을 그나마 버텨주고 있는 반도체·IT산업과 직결된 문제이자 한국 제조업 전반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이미 정부가 화웨이의 대변인으로, 해결사로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역할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정부가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국내 5G는 화웨이 비중이 10% 미만”이라며 상대적 피해가 적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당시 10%로 인해 기업 경영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는 답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이번 사태로 기업들의 불안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중국정부가 노골적으로 기업 거래에 관여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만큼 우리 정부는 최소한 비공식적으로라도 기업들과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 성장동력을 되살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기업에 도움을 요청하듯이 정부도 기업의 SOS에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