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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이냐 추락이냐’…기로에 선 ‘정의선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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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9. 07. 3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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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합원 투표서 파업 결정…8월 파업 가능성
8년 연속 파업 '초읽기'…실적 반등 노리는 현대차에 '찬물'
글로벌 업계, 미래차 대응 위한 체질개선 속도…현대차는 노조에 발목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인도네시아 대통령 면담 (1)
지난 25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 부회장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면담하고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음달 예상되는 ‘하투’가 실제로 진행되면 현대·기아차 노조는 8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게 된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현대차 그룹은 급변하는 자동차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와의 불협화음은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파업으로 인해 매년 1조원이 넘는 피해는 차지 하더라도 중국사업 위축·수익성 침체·확실한 신성장동력 확보 부재 등 산적해 있는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정 부회장의 입장에서 이번 파업은 어느때 보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팰리세이드로 살아난 분위기에 ‘찬물’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단협 교섭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투표참여인원 70.54%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노조는 휴가철이 끝나는 다음달 11일께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파업에 대해 현대차 내부에서는 연례행사로 인식하며 큰 불안감이 없는 상황이지만 팰리세이드로 수익 개선의 단초가 마련된 분위기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면 8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어서 내부적으로도 파업 자체에 대한 불안감 등은 없다”며 “다만 인기를 끌고 있는 신차 생산 등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노조 파업으로 매년 많게는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어왔다. 수년전부터 파업에 따른 피해액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조단위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2년과 2013년 현대차는 파업으로 1조7048억원과 1조22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가장 큰 우려는 팰리세이드의 생산차칠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만4840대(내수·수출)의 판매고를 올린 팰리세이드는 대기 물량만 1년 가까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전체 매출 비중이 글로벌 시장에 집중돼 있지만 내수시장에서의 성공은 그룹 전체에 ‘다시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팰리세이드의 생산차질은 현대차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기아차가 목표 판매량을 월 3000대에서 5000대로 상향한 하이클래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의 인기몰이도 한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사진3)현대차그룹 양재본사
◇노조에 발목 잡힌 미래시장 대응
2017년 중국판매량이 급락하면서 실적 침체에 시달렸던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하면 7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1조원대 영업이익이 환율효과의 영향인 만큼 현대차의 3분기 성적표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인 만큼 파업으로 인한 영향에 주목하고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현실화되면 3분기 실적이 중요한 현대차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사업 확대가 절실한 현대차지만 이 또한 노조가 걸림돌이다. 노조의 반대로 전기차 생산라인 변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노조의 벽에 막혀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폭스바겐·GM·토요타 등은 인력구조조정과 함께 공장 폐쇄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미래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변화는 자율주행기술 발달과 차량 소유보다 공유차량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차에 대한 수요가 더 이상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8601만대로 2017년 8640만대 대비 오히려 감소했고, 올해도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 변화 대응력 강화는 풀여야 할 과제
현대차는 그동안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 트랜드와 인공지능(AI)·자율주행·친환경이라는 미래차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왔다. 중국시장의 침체 역시 공식적으로는 중국 사드보복이 원인이라는 입장이지만 중국인들의 SUV선호 추세와 전기차 시장으로 재편되는 현지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현대차는 올해도 중국시장에서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올해 1~6월 27만221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9만98대보다 28.3% 감소한 판매량이다. 최근 베이징현대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수급 조절에 나섰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 부회장이 중국 현장을 점검하고 전기차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지만 가성비를 갖춘 현지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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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EV
현대차도 수소전기차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신규 투자하는 ‘수소전기차(FCEV) 비전 2030’을 제시하고 미래차 시장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크로아티아 등의 기업들과 자율주행·AI기술 등과 관련해 협업에 나섰고, 인도·싱가포르 등에서는 공유차량서비스 업체에 투자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보가 성과를 내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의 위기를 버틸 조직슬림화·노동생산성 개선을 위한 방안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차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노조에 발목을 잡혀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수소전기차를 앞세워 미래차에 대응한다는 전략이지만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없는 것인 만큼 과감한 조직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가 있는 상황에서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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