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위축돼 대기업 투자 저조
경제기관들, 불확실성 리스크 반영
|
31일 현재 정부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다. 이달 초 기획재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2.7%를 낮추며 발표한 수치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과도한 리스크를 경계하며 “아직 우리 경제성장률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당초 경제연구기관들도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하지 않았고 파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정부 일각에서도 일본 참의원 선거 때까지만 단기적 강세일 거라고 했지만 이제 수출규제 압박은 코 앞으로 다가왔고 장기화 양상을 띤다.
일본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측된다. 1100여개에 달하는 전략물자를 일일이 심사를 받은 후에야 수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90일 어치 재고가 없다면 완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이 기간이 지나도 일본이 갖은 이유로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양국 간 무역보복 전쟁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이같은 리스크를 반영해 좀 더 현실적인 경제성장률을 내놓은 것이 7월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2%다. 불과 3개월만에 0.3%포인트나 내려 잡았다. 아직 국내 국책연구기관이나 증권사에선 2.0% 이상의 전망치를 고수하지만 이미 모건스탠리와 노무라 등 해외 투자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전망치를 1.8% 수준으로 제시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불거지기 이전에도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장기화와 화웨이 거래중단 압박이 각종 전망치를 끌어내리는 중이었다.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업들은 1년 넘게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민간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지난 2분기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고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1월부터 6분기 연속으로 전년대비 줄고 있다. 제조업 생산능력이 이렇게 감소한 것은 197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실제로 2분기 어닝쇼크의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던 경기도 이천 M16 공장에 장비 반입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올해 낸드플래시 생산을 계획보다 축소하고 청주 M15 반도체공장의 추가 증설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도 신규 메모리 공장인 ‘평택 P2라인’ 투자를 내년 초까지 연기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세액공제율을 한시적으로 올리는 등 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큰 시기라 기업들로선 더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 “주력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투자해도 부족할 판에 각종 리스크 관리에 역량이 분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