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통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부채에 관한 한 별 부담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전체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70% 전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내수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각 경제 주체들의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금은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현재는 전체 부채 규모가 GDP의 306%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중국 경제 정책 당국의 머리가 곤두설 정도의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
가계 부채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고 해야 한다. 공식적으로는 GDP의 50% 가량인 53조 위안 전후로 추계되고 있으나 100조 위안은 넘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만약 사실이라면 가계 부채 규모만 GDP 수준에 이른다는 결론은 바로 나온다.
기업 부채는 아예 추계가 안 된다고 해도 괜찮다.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GDP의 170% 수준이라고는 하나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중국 내에서도 드물다. 일설에는 250%는 가뿐히 넘어섰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재계에 퍼진 파산 도미노에 의해 경쟁적으로 쓰러지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다.
주윈라이(朱雲來) 전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은 최근 “중국의 부채 규모가 예사롭지 않다. 비관적으로 보는 학자들은 GDP 대비 600% 이상으로도 본다고 한다”면서 중국이 부채의 덫에 이미 빠져 있다고 비관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최근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 상황을 보면 시의적절한 입장 표명이 아닌가 보인다. 중국이 이제 빚 잔치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가 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