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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경선을 가볍게 통과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압승 분위기에 편승, 사실상 총통 재선을 예약한 상태라고 해도 좋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대만인 L 모씨는 “금년 6월 이후부터는 모든 것이 차이 총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선거는 하나마나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상황을 전했다.
차이 총통이 압승 분위기에 편승한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홍콩 시위 사태가 큰 역할을 했다. 민진당의 선거 구호가 “홍콩의 오늘은 대만의 미래”인 것만 봐도 좋다. 홍콩처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믿다가는 대만의 미래가 암울해진다는 주장이 아닌가 보인다. 대만인들에게 어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이 스파이를 동원, 대만 선거에 개입했다는 소문 역시 호재로 손색이 없다. 대만인들의 입장에서는 낙선 운동의 대상이 된 차이 총통에게 아무래도 동정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와중에 최근에는 대만이 시민 자유가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차이 총통으로서는 희희낙락하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내년 총통 선거까지는 아직 1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얼마든지 선거 판세가 달라질 수도 있는 시간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를 보면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100%에 가깝다. 한때 한류(韓流)라는 신조어까지 낳았던 국민당 한궈위(韓國瑜·62) 후보의 돌풍 역시 이제는 잠잠하기만 하다. 차이 총통이 하늘이 내린 정치인이라는 말은 진짜 괜한 게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