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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를 보면 기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선 27일 인천에서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장쑤성 난징에 도착한 한국 교민 30여명이 당한 횡액을 꼽을 수 있다.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난징 시내 아파트로 이동했으나 주민위원회의 반대로 진입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할 수 없이 인근 호텔에서 머무르면서 자신들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주민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웨이신(微信·위챗)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교민 대화방에서는 중국 내의 한국 교민 격리와 차별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한국인회의 박용희 회장은 “코리아 포비아가 너무 심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완전히 본말이 전도됐으나 방법이 없다. 가능한 한 중국인들과 충돌 없이 이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한다”면서 중국 내 교민들의 상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상황은 보수적인 논조로 유명한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이날 사설의 내용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외국에서 오는 이들에 대한 예방조치가 극단적이고 과격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비판을 통해 자국민들의 코리아 포비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은 중앙 정부 차원에서 한국인들의 입국 금지 조치는 실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방의 식당이나 마트 등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출입금지’라는 글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해야 한다. 여론에 밀리는 척하면서 전격 입국 금지 조치를 실시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