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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세운상가 통개발 아닌 ‘각개전투’…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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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0. 03. 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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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 발표
개별 정비사업 진행으로 '난개발' 우려 커져
1년2개월 사업중단에 금융손실 등 난제 산적
세운상가
세운지구 사업추진 현황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중단했던 종로구 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을 ’통개발’ 대신 ‘도시재생’으로 전환해 추진하기로 하면서 도심 난개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정비구역 지정을 대거 해제하고 도시재생으로 전환하는 ‘세운상가 일대 도심산업 보전 및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노포(老鋪) 보존’을 이유로 재개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1년 2개월 동안 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토지보상금 및 금융손실,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 합의 등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체 171개 정비구역 중 아직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152개 구역을 정비구역에서 해제하고 도심재생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오히려 난개발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52개 구역을 관련법에 따라 정비구역에서 해제하고, 주민협의를 통한 재생 방식의 관리로 전환한다.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다른 세운지구의 11개 구역과 공구상가가 밀집한 인근 정비구역은 산업생태계 보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152개 구역이 정비구역에서 대거 해제되면서 ‘통개발’ 계획이 무산되어 개별 정비사업으로 진행하게 되고 순환식 방식이어서 중구난방으로 개발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세운상가 특성상 상가들이 어지럽게 붙어있고 크기도 일률적이지 않아 개별 사업진행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철거위기 을지면옥의 운명은
을지면옥/연합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구역 해제이후 개별 정비사업으로 전환해야하는데다 순환식 방식이고 워낙 구역별로 사업추진이나 토지소유자의 이견이 커서 생각보다 진행은 더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 랩장은 “대규모 메머드급 통개발이 아닌 각개전투로 봐야할 것 같다”며 “밑그림도 구역별로 다 새로 그려야 하고 개발방향이나 주민합의도 다시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토지소유주 간 합의와 적절한 세입자 보상 등이 잘 되지 않으면 속도는 많이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특히 토지주 등은 수익률을 챙기려고 할 텐데 덕지덕지 붙어있는 세운상가 특성상 난개발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은평뉴타운처럼 공공과 민간이 조화를 이뤄 도시계획을 세우면 좋은데, 개별 진행으로 가서 사업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강남권은 통합개발로 가는 반면에 강북 도심개발은 쪼개놓고 있어서 양극화 문제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개발·정비’에서 ‘보존·재생’으로 사업 방향이 바뀌면서 토지주·사업주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세운재정비지구를 둘러싼 오락가락 행정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업이 1년 2개월 중단되면서 사업주와 토지주가 입은 금융비용만 수천억 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사업시행자는 “노포 보존 논란으로 1년 2개월을 허송세월한 거 아니냐”며 “그동안 발생한 손실은 어디에서 보상 받냐”라고 말했다.

해제되는 5구역 내 한 사업시행자는 “재개발한다고 했다가 노포 보존한다고 중단시키고 다시 정비구역 해제한다고 하니 정책을 믿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기계·정밀 등 터전 산업을 보존하는 건 좋지만 워낙 낙후된 곳이라 도시재생을 한다 해도 상권이 살지 의문”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재개발 사업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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