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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예견된 키코 배상안 불수용...갈등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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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0. 0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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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외환 파생상품 키코 분쟁조정안을 놓고 금감원과 은행 간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키코 분쟁조정안 수용 대상 은행 6곳 중 지난달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한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수용한 곳이 없습니다. 특히 씨티은행과 산업은행은 이달 5일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의 불수용은 예상됐었지만,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도 수용하지 않기로 한 점은 의외였습니다.

씨티은행은 “피해기업에 대한 회생절차 과정에서 분조위가 권고한 금액 6억원보다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미수채권을 이미 감면해준 사정을 고려했다”라며 불수용 이유를 밝혔습니다. 산업은행 역시 법률적 검토 끝에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은 은행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대구은행은 금감원에 수용 여부 통보 시한을 재차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금감원은 앞서 두 차례 시한을 연기했는데, 이번에도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 달 초까지 한 달가량 시한을 연기해준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도 결국 불수용 결론으로 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분쟁조정안 수용한 우리은행은 고객보호와 함께 재무·비재무적 요인을 검토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고객 비밀번호 무단 접근 등 다른 사안들로 인해 수용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대구은행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는 키코가 이미 불공정 거래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고, 법적시효도 지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현 경영진의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사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분쟁조정안이 나오기 전부터 난색을 표했었습니다. 하지만 윤석헌 금감원장은 취임하기 전부터 은행들이 키코 관련 기업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원장 취임 이후에는 키코 해결에 매달렸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안 되는 사안을 윤석헌 금감원장이 밀어붙인 것”이라며 “은행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은행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주가치 침해로 배임이 발생하는 것인데, 금감원이 배임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해서 배임이 아닌 게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세 차례나 시한을 연기한 만큼 다음 달에는 남은 세 은행도 결론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불수용을 결정한 은행과 다른 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금감원의 욕심이 결국 갈등만 키운 게 아닌지, 키코 관련 기업에 희망고문만 해온 게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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