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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는 천사, 식구에는 가혹, 마윈의 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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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0. 04. 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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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는 전 세계 공급, 정작 자사 언론사 직원은 감봉
중국의 유력 기업인인 마윈(馬雲)은 현재 은퇴 상태에 있다. 하지만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대주주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은퇴에도 불구하고 나름 사회 공익 활동 등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글로벌 공익 사업에 적극 나서고도 있다. 마스크 부족에 허덕이는 국가들에 이를 신속하게 무상 또는 유상으로 공급하는 사업에 자신의 열 일을 제쳐둔 채 열중하고 있는 것.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의무)를 실천한다는 찬사를 받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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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본사 건물과 이 신문을 경영하는 알리바바의 대주주 마윈.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임직원들의 임금이 삭감되거나 기자 등 일부가 무급 휴직을 통보받으면서 마윈이 식구로부터는 가혹한 대주주라는 욕을 먹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그러나 정작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임직원들이 임금 삭감과 무급 휴직에 내몰리는 횡액을 당하고 있다. 한마디로 알리바바와 마윈이 남에게는 천사처럼 행동하면서 식구에게는 혹독한 기업과 대주주로 군림하는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한 기자는 “마윈과 알리바바의 행태가 가증스럽다. 대외적으로는 천사처럼 활동하나 우리에게는 악마가 따로 없다. 생각 같아서는 휴직이 아니라 때려치우고 싶으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게 못한다. 코로나19와 알리바바가 원망스럽다”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진짜 그런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임직원들이 내몰린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광둥(廣東)성의 유력지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우선 사장과 편집국장을 비롯한 25명 임원의 임금이 대폭 삭감됐다. 월급 2만 홍콩달러(316만 원)을 초과하는 기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 역시 코로나19의 유탄을 맞았다. 내년 3월 말까지 일률적으로 3주 간의 무급 휴직을 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 관련 사항이 이미 통보된 만큼 사실상 결정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경영진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홍콩 경제로 인해 신문사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또 1년 연봉에서 3주일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주주가 알리바바와 마윈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조금만 지원을 한다면 임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하지 않고도 신문사의 생존은 충분히 가능하다. 알리바바와 마윈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임직원뿐 아니라 홍콩 시민들로부터 욕을 먹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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