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만남은 2018년 11월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이후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회동이었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 문 대통령과 주 원내대표가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문을 내지는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두 원내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주 원내대표가 ‘정무장관 신설’을 제안하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의논해보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으로 활동할 때를 언급하며 “특임장관 시절 정부 입법 통과율이 4배로 올라가더라. 야당 의원의 경우 정무장관이 있으면 만나기 편하다”고 말하며 정무장관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21대 국회에는 제대로 해보자”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극복 후에는 미래를 향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누가 더 협치와 통합을 위해 열려있는지 국민이 합리적으로 보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회가 법에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 방식으로 개원을 못해왔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는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두 원내대표에게 21대 국회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고용 관련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7월 출범에 대한 협조도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와 관련해 “통합당은 검찰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수처를 만드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공수처보다는 3년째 비어있는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간 타협점을 못 찾은 문제들은 이제 한 페이지를 넘겼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야당 일각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등 서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있었던 데 대한 언급”이라고 부연했다.
주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에게 재전건전성, 미·중 등 외교문제, 위안부 문제, 탈원전, 고용보험, 해외 진출 국내기업 복귀(리쇼어링), 안보, 통합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주 원내대표에 공감하면서도 “(IMF가) 한국은 재정여력이 있는데 왜 확장재정을 안하느냐고 했다”고 하며 확장재정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높이는 선순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가 지난 정권의 위안부 합의를 무력화하면서 위헌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보상과 관련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윤미향 사태’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이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해 문제해결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유럽처럼 칼같은 탈원전 아냐…두산중공업 지원할 것”
문 대통령은 원전과 관련해 “유럽의 다른 나라처럼 칼같은 탈원전이 아니다”라며 “설계수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계획단계에서 보상하고 안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70년이 걸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두산중공업의 원전비중이 13%로 알고있는데,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문제와 관련해 “국회가 (4.27판문점선언 등) 비준동의를 해준다면 큰 힘이 된다”며 “10.4, 9.19 선언 등은 열린 마음으로 봐달라. 정권이 어떻게 바뀌어도 계속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 원내대표는 법사위 체계 자구 심사권 폐지 여부와 관련해 입장차를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오찬 회동 후 “법사위 관련 체계 자구 심사권에 대해 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저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주 대표는 이날 오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21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김 대표가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간다 그런 얘기만 안 하시면”이라고 하며 뼈있는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이날 오찬 후 청와대 경내산책을 하면서 문 대통령이 김 원내대표에게 한 말도 눈에 띈다.
김 원내대표는 산책하는 도중 “문 대통령께서 오늘 우리들을 위해 일정을 많이 비우셨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걸음을 멈추고 김 원내대표를 바라보며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릴게요”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이날 오찬은 낮 12시부터 2시간 26분간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