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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농협은행 ‘펀드 쪼개팔기’에 대해 법적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억원 규모의 과태료 부과 방침을 세우자, 은행측이 맞서고 있다. 금주 열릴 금융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되면, 법적 대응도 진행할 수 있다. 금융당국 측은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농협은행이 ‘OEM 펀드’를 팔았다는 입장이지만, 농협은행 측은 이 규제를 적용한 징계가 최초인데다 법조계에서도 이견이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농협은행 외에도 최근 들어 금융당국에 징계 조치에 불복해 법적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은 기관 징계와 임원 징계에 모두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우리은행 역시 임원 징계에 대해선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3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펀드 상품을 쪼개 판매했다는 혐의로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았다. 증선위는 1년이 넘게 4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농협은행이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에 기존 펀드상품을 일부러 쪼개 사모펀드 형식으로 판매하라고 지시해, 공모 규제를 회피했다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처음 판단한 과징금 100억원은 과하다고 보고 20억원으로 낮췄다. 증선위의 징계 결의안은 오는 10일 열릴 금융위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OEM 펀드 판매사에 대해 징계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금융위의 제재 확정에 대비해 법적 근거가 명확한지에 대해 검토를 진행중이다. 자본시장법 상 발행인이 아닌 펀드 판매회사에는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기본적으로 해당 펀드 상품을 판매할 때 운용사에 운용 방식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 제재심에서도 일반적인 업무 관련 협조 요청만 전했을 뿐이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었다. 게다가 해당 펀드를 판매하는 동안 고객 피해가 없었고, 공시 의무 규정도 없기 때문에 무리한 징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바이오인프라사(社)의 행정소송 판례를 참고했다고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판례가 농협은행 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오인프라사 사례는 앞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통주를 모집한 개인이 수수료를 수취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건이다. 해당 개인은 발행인이 아니어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었다는 취지로 과징금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당국은 이 판례를 토대로 발행인이 아니어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있다고 봤다. 농협은행이 기본적으로 ‘주문자상표부착(OEM)펀드’를 판 주선인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농협은행 사건은 유사소송 판례와 사실관계부터 다르고, 쟁점이 많다”며 “바이오인프라사 관련해 제재를 받은 사안도 법 해석상 논란이 많아 항소심에 계류중인 만큼 금융시장에 단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김연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농협은행 시리즈 펀드에 무리하게 적용하면 법해석상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며 “특히 ‘미래에셋방지법’으로 불리는 자본시장법 시행 전의 펀드 판매에 대한 규제도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DLF 징계와 관련해서도 3건의 소송이 진행중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기관제재와 임원에 대한 제재 전반에 대해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은행도 임원 징계에 대해 무효 소송을 진행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무리한 제재는 자본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어 영향력이 크다”며 “앞서 제재심의위원회와 법령해석위원회, 자본조사심의원회에서도 징계가 무리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터라 금융위의 판단은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