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뒷걸음에 내부 단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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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불황형 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던 대형 손해보험사들 가운데 삼성화재는 화학공장 화재 등 대형 사고 여파로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친 바 있다. 여기에다 상반기 중으로 카카오와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가 무산되면서 올 연간 경영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보험의 기본인 사람, 특히 내부 고객들 먼저 챙겨야 한다는 최 사장의 역설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사장은 최근 ‘2020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지난 상반기 경영성과를 짚어보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최 사장과 최소 인원인 임원급들만 참석한 대면 회의를 부서장 등이 유튜브로 참여하는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 사장은 이날 하반기 경영화두로 ‘31725-1=0’을 제시했다. 여기서 ‘3만1725’라는 숫자는 삼성화재 임직원과 설계사 수를 합친 인원이다. 최 사장은 “나 하나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하는 것과 똑같고, 변화에 대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라며 “이를 위해 전 임직원이 한 방향을 바라보고 하나된 마음으로 나아가는 조직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동안 전년 동기대비 23.8% 쪼그라든 1640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바 있다. 화학공장 대형사고 여파로 고액 보험금이 지출되면서 보험 영업이익이 90%나 급감한 여파다. 다른 대형 손보사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출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돼 반사이익을 보는 동안 삼성화재만 뒷걸음질친 것이다. 그나마 올 2분기엔 이 같은 일회성 이슈가 없어 시장에선 50%가량 개선된 2500억원가량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올 연간 경영전략의 중요한 축이었던 카카오와의 디지털 손보사 설립도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해 무산되면서 ‘플랜B’로 선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앞서 최 사장은 내부 임직원과 설계사들을 다독이며 주인의식을 갖고 임해야 대내외 불확실성을 헤쳐나가자고 당부한 셈이다.
최 사장은 “전 임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인 마음으로 회사 일에 참여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해결책을 찾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리더로서 정도를 지키며 삼성화재의 품격을 지키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