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건조기 매출 각각 35%·60% 성장 성과
"불확실성·어려운 상황에서 오너 리더십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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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자국보호주의 등 앞으로 닥칠 위기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15일 삼성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경기, 소비자심리, 실업률에 영향받는 게 4분기일 것”이라며 “4분기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날 김 사장이 현장 점검에 나선 생활가전제품 중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상반기 누계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세탁기와 건조기 역시 올 상반기 각각 35%, 60%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4분기 이후에는 2, 3분기에 나타나는 보복소비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점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돼 전략 찾기에 매진해야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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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 사장은 어러운 시기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빅 트렌드를 보는 눈이나 막대한 투자, 사업에 대한 역량을 분산하고 집중하는 문제는 결국 리더가 있어야 가능한 것들”이라며 “불확실성이 크고 어려운 상황에서 오너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얽힌 ‘스마트 리모콘’의 탄생 비화를 공개하며 오너의 역할을 피력했다. 2012년 ‘영화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위해 특별 제작한 버튼 10개 미만의 리모콘을 이재용 부회장이 아무 말 없이 김현석 사장의 책상 위에 던져놓고 갔다는 것. 당시는 숫자·문자 등 70∼80개의 버튼이 일반화되던 시기였는데, 이 부회장이 ‘단순한 리모콘’이라는 숙제를 김 사장에게 던진 셈이다.
결국 삼성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뒤 4년 만인 2016년 TV뿐만 아니라 여타 가전, 타사 제품까지 연동되는 스마트 리모콘을 내놓는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전문경영인들은 자기 앞에 놓인 과제들만 보지만 리더는 큰 트렌드를 읽고 제시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가전 시장의 변화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65인치 TV가 대세였다면 지금은 75인치가 주력이 됐고 (코로나 락다운으로) 냉장고에도 식품을 가득 쌓아놔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코로나가 라이프스타일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이 앞으로 급속도로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초연결성·AI(인공지능)·로봇 기술 등의 현실화가 빨라질 수 있다”며 “우리가 경험 못 한 세계가 빨리 닥칠 수 있고, 그게 우리가 처해 있는 가장 큰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지난해 6월 선보인 맞춤형 가전 사업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PRISM)’의 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로젝트 프리즘’ 방향을 공개하고 ‘비스포크’,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 등을 내놨다. 이들 제품은 최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김 사장은 “비스포크 런칭은 과거 공급자 중심의 가전에서 소비자 중심의 가전으로 바뀌는 변화를 가져왔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각기 다른 시장이던 TV와 가전 두 사업부가 협업해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도 의미있는 변화”고 평가했다. 이날 김 사장의 현장 점검에는 한종희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이재승 부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 강봉구 부사장(한국총괄) 등도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