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은행 직원들 가운데는 지나친 오픈뱅킹 영업 압박 때문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연초부터 오픈뱅킹 가입 유치 현황을 직원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권유자 집계화면도 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한 우리은행 직원은 “하루에 최소 3건씩은 반드시 유치하라는 식으로 영업 압박이 들어오는데 도입 초기면 몰라도 최근에는 오픈뱅킹을 가입할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가입한 상태라서 신규 가입자 유치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 직원인 지인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와서 오픈뱅킹에 가입하고 추천인에 자신의 이름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거나, 우리은행 직원이 온라인 상에 ‘혹시 아직 오픈뱅킹 가입 안 하신 분 있나요?’라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을 모집하는 경우도 눈에 띕니다. 이런 지나친 영업 압박에 당사자인 직원이라고 마음이 편할리가 없겠죠. 한 직원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우리은행 영업점을 돌아본 결과 창구 직원들은 오픈뱅킹 가입을 열심히 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실적 압박 때문일까요. 영업의 방향이 엇나갈 우려가 있어 보입니다. 한 영업점 직원은 ‘오픈뱅킹’이라는 말은 꺼내지 않고 “다른 은행 계좌까지 모두 통합해서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며 “우리WON뱅킹 쓰시죠? 스마트폰 주시면 제가 해 드릴게요”라는 식으로 권유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고객들이 무슨 서비스인지도 알 지 못하고 얼떨결에 가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영업방식입니다.
오픈뱅킹은 은행들에게 실제로 돈을 벌어다주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은행 간 문호가 활짝 열린 가운데 은행들 입장에선 가만히 손 놓고 있다간 고객을 다른 은행에게 모두 빼앗기게 될 상황인만큼 오픈뱅킹 영업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텐데요. 금융회사가 영업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지나친 실적 압박으로 비밀번호 무단변경과 같은 사고가 발생했었던 전례가 있는 우리은행인만큼, 이러한 영업 행태는 주의해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