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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객 신뢰 회복 총력…위약금 면제·7000억 보안 혁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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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7. 04. 18:18

번호이동 고객들에 위약금 전부 보상
올해 매출 17조원으로 하향 공시
보안 강화가 최우선 목표…장기적 관점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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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해킹 사고와 관련한 위약금 면제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김영진 기자
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해킹 사고와 관련해 위약금 전액 면제를 포함한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객 보상책과 정보보호 강화 대책을 내놨다. 위약금 전액 면제부터 보안 솔루션 무상 제공, 조 단위 투자 계획까지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상 및 혁신안을 발표하며 통신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SKT는 4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불안을 겪은 고객들을 위한 '고객 안심 패키지'를 공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하반기부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모바일 보안 솔루션을 1년간 전 고객에게 무상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솔루션은 기존 백신으로 탐지하기 어려운 악성코드나 가짜 와이파이 등을 차단하며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SK텔레콤은 피해 보상도 한층 강화한다. 금융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금액 전액을 보상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를 도입하고 관련 기업 보험 한도도 기존 1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지원도 병행된다. 8월 한 달간 SKT 및 SKT망 알뜰폰 가입자 약 2400만명에게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고,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특히 4월 18일 0시 사고 발생일 이후부터 오는 7월 14일까지 약정 해지 고객에게는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단말기 지원금이나 선택약정 할인 반환 의무도 없다. 다만 단말기 할부금은 면제 대상이 아니다. 사고 직후 해지했던 고객이 6개월 내 재가입하면 멤버십 등급과 가입 연수도 복원해 준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SK텔레콤이 계정 관리 부실, 주요 정보 암호화 미흡 등으로 인해 총 2696만건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이용약관상 고객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리고 이번 사태가 위약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SK텔레콤의 보안 관리 미흡뿐 아니라 사고 신고 지연 및 자료 보존 불이행 등 법령 위반 사항도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고가 실적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공시한 경영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목표는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영업이익도 고객 보상 패키지(5000억 원 규모) 및 해킹 대응 비용 등을 반영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 체계도 전면 재편한다. SK텔레콤은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향후 5년간 7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정보보호 인력을 연말까지 두 배로 늘린다. 또 미국 아마존·삼성전자 출신의 이종현 박사를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영입하고, CEO 직속으로 보안 조직을 격상해 IT와 네트워크 보안을 통합 관리한다. 100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기금을 조성해 인재 양성 및 보안 생태계 활성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유영상 대표는 "이번 사태로 고객과 사회에 큰 피해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단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안이 강한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 이번 혁신안은 SKT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 발표는 SK텔레콤 내부의 고민 끝에 나온 고육지책이다. 유 대표는 "단기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를 감내하더라도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사회와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과 주주의 이익을 모두 지키기 위한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향후 보안 체계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 기준으로 3년 내 국내 최고 수준으로,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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