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감소했지만 2Q 45% 급증
비대면으로 코로나 영향 최소화
한화생명 1758억원 전년比 88% ↑
영업환경 악화에도 비교적 선방
|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678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치다.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순이익이 45%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내려앉았던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변액보험 변액보증 실적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보험영업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소폭 감소했다. 1조3160억원으로, 1.7% 줄었다. 신계약 APE는 신계약 보험료를 1년 단위 연납으로 바꾼 개념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신규계약으로 벌어들인 보험료가 많다는 뜻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고 영업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마케팅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영묵 사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꾸릴 계획이다. 해외 자산운용 및 보험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다.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삼성생명 측은 “기존 보험영업 틀을 깨고 지분투자, M&A 등을 적극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실적 상승 기대감에 삼성생명 주가도 폭등했다. 주가는 7만1900원에 마감됐다. 전거래일대비 21% 넘게 급증한 수치다. 지난 10일 여당이 보험업법 개정안(삼성생명법) 추진을 예고하면서, 삼성생명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개정안은 주식 취득한도를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까지만 취득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1980년대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의 취득원가는 약 5400억원으로 삼성생명 총자산의 0.1%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2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한화생명의 경우 변액보증준비금 환입 이슈와 함께 지난해 영업 현장이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758억원으로 전년동기 934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2448억원보다는 못한 수준이다. 주가가 코로나19 사태로 3월 동전주로 전락했다가 반등한 뒤 지지부진한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저금리·저성장·고령화와 함께 덮친 코로나19 사태로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퇴직연금 등 기업보험 시장을 지난해보다 확대하면서 수입보험료는 14.5% 늘어난 7조1378억원을 기록했다.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6.8% 성장한 5조460억원이었다. 한화그룹 내에서 구조조정·체질 개선을 통한 M&A 전문가로 정평난 여승주 사장이 지난해 한화생명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 뒤 끌어낸 성과다. 앞서 여 사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로도 취임해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체질개선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여 사장은 그룹 내에서 실적 악화 등 어려움에 처한 계열사마다 달려가 각 권역에서 본연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변동성 확대 및 저출산, 저금리 등으로 생명보험사에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를 통한 보장성 상품 중심 판매로 보험본연 이익을 창출하고, 금리민감도 축소를 위한 듀레이션 관리와 안정적 대체투자 발굴로 이차손익 변동성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