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차 세계대전 전사자 루저·호구 칭해" 보도 후 나와
예술품, 모조 또는 복사본...트럼프 "가짜가 원본보다 맘이 들어"
|
이는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이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제1차 세계대전 ‘벨로 숲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이 묻힌 프랑스 벨로의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전사자들을 ‘패배자들(losers)’ ‘호구들(suckers)’로 칭했다고 전한 후 나온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10일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한 뒤 예술 작품으로 가득 찬 파리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낸 다음 날 ‘예술품 쇼핑’에 나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사관저의 몇 점의 작품에 반해 즉흥적으로 이를 떼내 에어포스원에 실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 작품들은 초상화·흉상·은색 작은 조각상 세트 등으로 백악관으로 옮겨졌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파리의 세련된 8번가에 있는 이 대사관저는 1842년 세워졌으며 미 국무부의 ‘대사관 내 예술’ 문화외교 프로그램의 대표 상품으로 투어로 방문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사관저를 떠나기 전에 예술에 대한 그의 충동적인 무분별한 행동이 보고된 적이 없어 이 사건은 우스움과 경악에 직면했지만 백악관과 국무부 직원들에게는 골칫거리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국무부의 해외 건물 운영국과 예술품 운송을 계획한 백악관 관리들의 골칫거리가 됐지만 결국 이 예술품이 미국 정부 재산이기 때문에 그의 조치는 합법적인 것으로 간주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악관은 애틀랜틱의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우천 때문에 대통령 전용헬기가 이륙할 수 없어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미 비밀경호국(SS)이 전용헬기 대신 미군묘지까지 56마일(90km)을 자동차로 이동하는 방안을 배제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두명의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 취소로 약 6시간의 자유시간을 갖게 됐으며 그다음 날 미국의 정치가·외교관·과학자로 미국 독립의 영웅인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년)의 흉상과 초상화,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의 조각상 세트를 백악관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고, 제이미 맥코트 미국대사는 깜짝 놀랐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맥코트 대사에게 자신의 대통령 임기 2기가 끝나는 6년 이내에 이 예술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코트 대사는 미 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구단주를 지냈으며 프랑스 유학 경험이 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블룸버그에 “대통령이 미 하원 내 역사·예술·기록보관소(People‘s House)에 전시하기 위해 미국민에게 속한 이 아름답고 역사적인 작품들을 미국으로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각상 세트는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의 벽난로 선반 위에 놓여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사건을 잘 아는 한 인사에 따르면 이 예술품들의 가치는 75만달러 상당이다.
그러나 영국 미술상 파트리치아 웬그라프는 이 조각상이 17세기 이탈리아 나폴리 루이지 아볼리오의 17세기 작품에 대한 20세기 모작품으로 거의 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백악관 미술 큐레이터들은 프랭클린 흉상이 복제품이며 초상화는 1785년 프랑스에서 그려진 조셉 시프레드 뒤플레시스 그림의 복사본으로 원본은 백악관에서 1마일(1.6km) 떨어진 국립초상화미술관에 소장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에 대해 가짜가 원작보다 더 마음에 든다고 농담했다고 이 사건을 잘 아는 두명의 인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