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 하에 출범시킨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와 1000명의 초일류 과학자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 계획’ 추진을 통해 관련 분야 인력과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기에 바늘 만들 기술자조차 부족했다는 지난 세기 60년대에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 및 수소폭탄, 인공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는 만큼 이른바 무중생유(無中生有·무에서 유를 창조함)의 저력까지 더해진다면 그 위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한국 등과 비교할 때 메모리 분야에서만 평균 3∼5년 정도 기술력 차이가 나는 것은 이 프로젝트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설사 꽤 많은 시간과 각고의 노력을 투자해 따라간다고 해도 한·미 및 대만과의 초격차가 확연하게 줄어든다는 보장도 없다.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인텔, TSMC 등이 가만히 ‘난니완 프로젝트’를 보고만 있을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공연한 헛힘만 쓰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결과를 초스피드하게 불러오는 방법이 이 프로젝트 성패의 관건일 것이다. 역시 해외의 기술에 눈을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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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하기가 비교적 쉬운 한국의 인력에 대한 유혹을 행동으로 옮길 개연성 역시 다분하다. 무차별적으로 금전을 살포한다면 대규모 인력을 스카웃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연봉과 파격적인 액수의 주택 수당 및 자녀 국제학교 교육비 전액 제공이라는 조건을 제시할 경우 유혹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한때 SMIC의 기술 자문역으로 일한 한국인 H 모씨가 “중국인들은 통이 엄청나게 크다. 이용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헌신짝처럼 버릴지언정 회사 사장보다 연봉을 많이 주기도 한다. 중국 스타일의 특별 대우와는 거리가 먼 30∼40대의 한국인 반도체 기술자들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며 화웨이가 한국 반도체 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와 정부가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